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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후 2~6시 공포의 시간 없애려…'온종일 돌봄' 내놓은 정부

학교를 마친 뒤 수많은 준비물을 들고 학원으로 가는 초등학생. [중앙포토]

학교를 마친 뒤 수많은 준비물을 들고 학원으로 가는 초등학생. [중앙포토]

 서울 양천구 김모(40)씨는 초등학교 3학년, 7살 두 딸을 둔 직장맘이다. 회사와 아이 키우기를 병행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작은 애는 어린이집 종일반에서 시간을 보낸다. 큰 애가 문제다. 사흘은 오후 1시에, 이틀은 2시에 학교가 끝난다. 그 후는 대책이 없다. 김씨는 오후 9시에 퇴근할 때도 있다.
 

초등 돌봄 기획
초등생 돌봄 구멍에 '학원 뺑뺑이'
대안 못 찾으면 회사 그만 두기도

문 대통령, 5년간 1조1000억 투입
"돌봄 공백 심각" 급한 불 끄기로

돌봄교실의 질 문제는 언급 안 돼
"독일처럼 전일제 학교로 나가야"

 김씨의 선택은 학원 뺑뺑이. 방과후수업(컴퓨터·영어) 두 개 듣고, 미술·수영 학원을 선택했다. 이걸로 모자라 줄넘기학원에 보낸다. 그래도 중간중간 빈다. 학교 도서관에서 시간을 떼우게 한다. 4시 30분 학원이 끝나면 또 대책이 없다. 김씨는 귀가 도우미를 쓴다. 월 110만원이 든다. 김씨는 "아이가 방과후수업-학원-도서관-집을 오가면서 행여 사고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며 "여름방학에 어떻게 할지 벌써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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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267만명 부모에게 오후 2~6시는 공포의 시간이다. 12~2시에 학교를 마치면 방과후수업·돌봄교실·학원의 퍼즐을 맞춰야 한다. 방과후수업과 돌봄교실은 부분 대안일 뿐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학부모의 82.3%가 사교육을 하고 평균 31만원을 쓴다. 초등생의 54%가 돌봄기능을 하는 태권도·미술·음악 등 예체능 학원에 다닌다.  
 
 대안을 찾지 못하면 회사를 그만둔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 1~3년 자녀를 둔 1만5841명의 직장 여성들이 그만뒀다.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 아이는 46만~64만명. 이 중 33만명(12.5%)만이 돌봄교실·지역아동센터 등의 공적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정부가 4일 대안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경동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2022년까지 5년 간 1조1053억원을 투입해 돌봄교실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온종일 돌봄체계' 계획을 공개했다. 초등 1~2학년 위주의 돌봄교실을 전학년으로 확대하고, 운영시간을 늘린다. 문 대통령은 "현재 학교 돌봄이 약 24만명. 마을 돌봄 아동이 9만명인데 각가 10만명씩 늘려서 전체 돌봄아동을 33만명에서 53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돌봄교실 증축, 신설학교 돌봄교실 설치 의무화, 교실 개방 등을 시행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를 방문해서 독서 활동을 하고 있는 돌봄 교실의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를 방문해서 독서 활동을 하고 있는 돌봄 교실의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육아의 어려움이 저출산으로, 저출산은 공동체 붕괴로 이어진다. 초등학교 시기가 정말 어렵다. 초등학생 방과후의 돌봄 공백이 심각하다"며 "돌봄 공백이 결국 학부모의 일·육아 병행을 어렵게 만들고 특히 여성에게는 출산 이후의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책은 급한 불을 끄는 데 효과를 낼 전망이다. 서울 양천구 김씨의 경우 지난해까지 아이가 2~5시 돌봄교실을 이용했으나 3학년이 되면서 제외됐다. 직장인 이세은(39·서울 성동구)씨는 초등 2년 딸이 올해 돌봄교실 대상에서 탈락해 50만원을 들여 영어학원에 보낸다. 미술·태권도·논술·사고력 수학·수학·국어 학습지 등으로 촘촘하게 짰다. 
학교가 마치자마자 정문 앞에서 학원 버스에 줄지어 탑승하는 초등학생들. [중앙포토]

학교가 마치자마자 정문 앞에서 학원 버스에 줄지어 탑승하는 초등학생들. [중앙포토]

 하지만 돌봄교실의 질이 맘에 들지 않아 안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질 대책은 이번에 보이지 않는다. 양질의 프로그램 대책도 마찬가지다. 이정욱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돌봄 인력(전담 강사)이 지금도 기간제 근로자라서 문제가 되는데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이대로 가면 문제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교의 수업 시간을 늘려 돌봄 기능을 강화하는 교육 개혁을 하지 않고 기존의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부모들은 학교 교육의 질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독일처럼 학교가 돌봄을 책임지는 전일제학교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위문희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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