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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익이 세운 日재단,文대통령 멘토까지 불러 전쟁 시뮬레이션

도쿄 미나토(港)구 토라노몬(虎ノ門)에 있는 ‘사사카와(笹川)평화재단’건물.  
 

지난 2월 사사카와 재단 2박3일 비공개 세미나
한미일 3국 최고 외교 안보 전문가들 총출동
테이블탑 방식으로 한반도 유사시 케이스 연구

한국선 한완상 한승주 윤영관 전 장관급 3명
미국선 러셀 전 차관보,샤프 전 사령관 등
일본에선 모리모토 전 방위상과 전직 장성들

일본 최대의 싱크탱크의 사무실에 한국ㆍ미국ㆍ일본의 내로라하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몰려들었다. 평창 올림픽 개막(2월 9일) 직후였다. 당시 한반도와 동북아의 상황은 대화무드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분위기와는 조금 달랐다.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남북간 대화가 진행됐지만 미국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위에 있다”며 여전히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한반도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분위기였다.
  
그런 시점에서 사사카와 재단을 찾은 인사들의 면면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한ㆍ미ㆍ일 드림팀’수준이었다. 한국에선 김영삼(YS)정부에서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 같은 YS 정부의 부총리겸 통일원 장관을 역임한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 노무현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6년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호칭은 전 민주당 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친 후 한완상 전 부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오른쪽부터)와 이야기하고 있다.[중앙포토]

지난 2016년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호칭은 전 민주당 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친 후 한완상 전 부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오른쪽부터)와 이야기하고 있다.[중앙포토]

 
 한완상 전 부총리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대통령의 멘토기도 하다. 지난 2월말 청와대는 “대통령직속 ‘3ㆍ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위원장에 한 전 부총리를 내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측 멤버는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데이비드 시어 전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등이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민군 사령관[중앙포토]

월터 샤프 전 주한민군 사령관[중앙포토]

일본측에선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전 방위상,오리키 료이치(折木良一)전 자위대 통합막료장,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전 주미 일본대사, 니시 마사노리(西正典) 전 방위성 사무차관 등이 참석했다.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중앙포토]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중앙포토]

사사카와 재단은 ‘일본 우익의 우두머리’로 불리는 사사카와 료이치(笹川良一ㆍ1899~1995)주도로 설립된 재단이다. 총자산이 1400억엔(약 1조4100억원)을 넘고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 공익 재단이다.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사사카와 재단이 개최한 이날 행사는 ‘한반도 유사시 대비’를 주제로 한 비공개 세미나였다. 사사카와 재단이 공개하지도 않을 비공개 행사에 한반도 문제의 거물들을 불러모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사카와 료이치 전 일본선박진흥회 회장.[중앙포토]

사사카와 료이치 전 일본선박진흥회 회장.[중앙포토]

이례적으로 2박3일에 걸쳐 열린 당시 세미나는 소위 ‘TTX(Table Top Exercise,테이블탑)’이라 불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미군의 군사력 사용 등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한반도 유사시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경우 한ㆍ미ㆍ일 3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계획을 실행할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 체류중인 일본인들이 미국의 군함을 타고 한반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미군 군함이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한ㆍ미ㆍ일의 정부ㆍ군사 당국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등을 놓고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 각 주체들의 행동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 또 원할한 소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내각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중심이 돼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어떻게 대응할지, 또 한국에 체류중인 일본인들을 어떻게 대피시킬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시뮬레이션을 진행중이다.  
 
 
토론이 끝난 뒤 정리 시간엔 “한국과 미국간, 또 일본과 미국간엔 정보 교류나 소통을 위한 채널이 많은 데 비해 한국과 일본간엔 그런 채널이 비교적 열악한 만큼 한ㆍ일간 소통 채널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고 한다.
 
한 전 부총리 등 한국 측 참석자들은 토론에서 “일본이 북한에 대한 압박 일변도의 정책을 고집하거나 한반도 유사시 사태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국제사회의 위기의식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적 견해도 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사사카와 재단은 비록 민간영역에 속해 있지만 아베 내각과의 끈끈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간의 센카쿠 열도(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영토 분쟁 문제로 2012년 이후 6년간 중단됐던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 사이의 간부 교육 교류 사업을 최근 재개시킨 것도 일본 정부가 아닌 사사카와 재단이었다.  
 
 
 
사사카와 재단과 일본 정부의 이같은 밀착관계로 볼때 당시 비밀 세미나의 논의 결과는 일본 정부의 한반도 유사시 시뮬레이션 작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사사카와 료이치 전 일본선박진흥회 회장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중앙포토]

사사카와 료이치 전 일본선박진흥회 회장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중앙포토]

 "일본 정부와 우익재단이 수면하에서 치밀하고 지독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단독]몰래 한반도 유사시 세미나 연 사사카와 재단은
 사사카와 재단을 설립한 사사카와 료이치는 일본을 대표하는 파시스트였다. 태평양 전쟁 이전부터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를 숭배했고, 실제로 파시스트 정당인 국수대중당을 일본에서 직접 창당하기도 했다.  
 
 태평양 전쟁 종전 뒤엔 연합군에 의해 A급 전범 용의자로 지목돼 3년동안 수감생활을 했지만 나중에 불기소처분으로 석방됐다.  
 사사카와 요헤이 닛폰재단 회장. 그는 사사카와평화재단의 명예회장이기도 하다.[중앙포토]

사사카와 요헤이 닛폰재단 회장. 그는 사사카와평화재단의 명예회장이기도 하다.[중앙포토]

 
 출소 뒤에 모터보트 경주(경정)사업으로 떼 돈을 벌어 선박조사ㆍ민간교류ㆍ일본홍보ㆍ복지사업 등이 목적인 닛폰재단(전신은 일본선박진흥회)을 설립했다. 사사카와평화재단도 이 닛폰재단 그룹의 일원으로 ‘국제이해와 국제교류,국제협력 추진’을 목표로 1986년 설립됐다.  
 현재는 사사카와 료이치의 3남인 사사카와 요헤이(笹川陽平)가 닛폰재단의 회장직과 사사카와평화재단의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닛폰재단과 사사카와재단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전세계에서 일본 홍보 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장을 이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하고, 일본 관련 세미나와 콘퍼런스를 직접 주관하거나 후원하며 미국내 친일 네트워크 구축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자인 사사카와 료이치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전 총리와 가까웠다. 2015년 미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사사카와재단에서 기조강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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