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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시시각각] 한반도에는 봄이 왔다지만 …

김현기 워싱턴 총국장

김현기 워싱턴 총국장

존 볼턴. 미국 백악관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을 나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와 함께 다녔다. “힐러리는 급진주의자” “빌은 수업에 안 오면서 성적은 좋은 최고의 뺀질이”라 말한다. 사람을 몰고 다닌 두 사람과 달리 그는 ‘비주류’였다. 고교 때도 그랬다. 그의 부친은 볼티모어 소방관이었다. 친척·지인 모두 블루칼라였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했다. 하지만 볼턴은 ‘머리’ 하나는 기가 막혔다. 볼티모어 최고의 기숙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다. ‘금수저’로 가득 찬 학교에서 볼턴은 따돌림을 당했다. 차별은 차별을 낳는다 했던가. 그의 성격은 점점 배타적이 됐다 한다. 부친의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1968년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암살로 볼티모어에선 흑인 폭동이 일어났다. 1200건의 방화가 발생했다. 소방차가 출동하면 폭도들은 호스를 절단하고 건물 옥상에서 소방관을 저격했다. 상당수가 죽었다. 볼턴의 부친은 그 고뇌와 공포를 숨기려 했다. 목숨을 걸고 출동하는 부친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볼턴은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감을 키웠다.
 

우려되는 볼턴의 배타주의, 파괴본능
워싱턴·한반도 온도 차가 부담스럽다

그는 유엔대사 퇴임 직후(2007년) 회고록을 냈다. 여기엔 2006년 반기문 사무총장 선출 당시 언급이 있다. 그는 “일본이 예비투표에서 반기문에게 반대표를 던졌다”고 썼다. 그래서 자신이 일본 대사를 만나 “외톨이가 되지 말라”고 충고했고 이후 찬성 13표, 반대 1표, 기권 1표(3차 예비투표)였던 게 찬성 14표, 기권 1표(4차 예비투표)로 바뀌었다 했다. 일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일축한다. 사실 일본은 일찍이 반 총장 찬성 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오히려 초반 영국이 옛 영국령(인도·스리랑카) 후보를 지지하고, 프랑스가 친미 성향 반 총장을 꺼린다는 소문이 많았다.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볼턴이 아시아를 우습게 본다”는 불만과 불안이 존재한다.
 
사실 아시아뿐이 아니다. 유엔대사 시절 그는 각국 대사들과 사사건건 충돌했다. 국무부 시절엔 이의를 제기하는 직원은 가차 없이 쫓아냈다. 한마디로 자신과 다른 색깔, 국가, 생각을 용납지 않는다.
 
그런데도 볼턴은 자신을 ‘실용주의자’라 칭한다. 그 증거로 ‘대니얼 웹스터의 재해석’을 든다.
 
웹스터는 1837년 미국의 국무장관. 당시 영국은 미 영해까지 들어와 캐나다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의 선박 ‘캐럴라인호’를 침몰시켰다. 그러자 웹스터는 “자위적 선제공격을 위해선 ▶급박성 ▶압도성 ▶대안 및 수단 부재 ▶숙고의 시간적 여유 부재란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게 필연적 전제조건이다”고 영국을 꾸짖었다. 이는 관습적 국제법이 됐다. 그런데 볼턴은 “이를 적용해 북한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묘한 논리를 편다. 181년이 지나 공간과 시간 개념, 무기 살상력이 바뀌었으니 그에 맞게 법을 재해석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기괴하지만 그게 볼턴의 방식이다. 뭘 할지 모른다.
 
일각에선 “행정부에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 법. 볼턴의 파괴본능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는 게 맞다. 트럼프 하나 상대하기도 힘든데 못지않게 피곤한 상대를 맞이하게 됐다. 불운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 편하게 눙치고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 매도해 온 한국 걸그룹이 노동신문 1면에 나오는 걸 보니 정말 한반도엔 봄이 오긴 왔나 보다. 하지만 볼턴의 등장도 그렇고 워싱턴의 봄은 요원해 보인다. 이 온도 차가 영 부담스럽고 걱정스럽다.  
 
김현기 워싱턴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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