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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회담, 김정은에 천재일우 … 패러다임 시프트 가능”

북핵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④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
이소자키 아쓰히토

이소자키 아쓰히토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라 부를 만한 실질적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 모두 ‘톱 다운형’의 빠른 결과를 원하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살라미 전술’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없다는 걸 김정은도 알고 있다.”
 

살라미 전술로는 트럼프 설득 못해
김정은, 과감한 행동 취할 가능성
두 정상 모두 ‘톱 다운형’ 리더
단계적 조치라도 빠르게 진행될 것

일본 내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이소자키 아쓰히토(礒﨑敦仁·사진)게이오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최근 북·중정상회담에서 ‘리비아식 해법(선 조치·후 보상)’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에 있어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천재일우의 기회이기 때문에, 단계적 조치라 하더라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3일과 3일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문답.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은 오랫동안 원했던 북·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회담을 연기하는 일은 있어도 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앞으로 수십년 더 정권을 이끌어가고 싶어한다. 지금이 북·미간 국교정상화를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북한이 정말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까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로 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직접 만나게 됐기 때문에 대타결 가능성이 생겼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서 미국과 대응한 관계로 협상하겠다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납득시킬 수 없다. 김정은이 이번에 통 크게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앞으로 수십년간 북한을 신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체제보장의 믿음이 생기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말도 할 수 있다. 두 정상의 스타일로 봤을 때 ‘올해 안에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식의 타결도 가능하다고 본다.”
 
북·중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여전히 비핵화에 낙관적인가.
“김정은은 첫번째 외유라는 카드를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썼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것일 뿐이다. 표면적으론 기존의 ‘행동 대 행동’ 원칙이 바뀌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핵·미사일 개발이 진행됐고, 트럼프가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이 과감한 행동을 취할 환경이 됐다.”
 
김정은의 연설과 저술을 100편 이상 분석해왔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비교하면.
“김정은은 정책의 진폭이 크고, 변경도 빠르다. ‘단숨에’ 한다. 한국에 ‘조국통일대전(祖國統一大戰)’이라는 강경한 용어를 사용했다가 정상회담도 요청해왔다. 체제보장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위해서는 핵보유도 수단일 뿐이다.

두번째, 실리주의다. 최신 무기를 구입하는 대신 핵·미사일 개발을 선택했다. 사이버 전술에 관심을 갖거나,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것도 실리주의다. 남·북, 북·미정상회담도 형식적, 상징적으로 끝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번째, 제도 중시다. 김정은은 정책결정의 프로세스를 중시한다. 장성택의 숙청 사실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체제 보장을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생각할 것이다. ‘남북한 비핵 지대’를 선언할 수도 있다.”
 
최근 ‘일본 소외(japan passing)’라는 지적이 있는데.
“일본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여야 한다. 북한에게 일본은 경제건설이라는 중장기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다. 국교정상화시 일본으로부터 받을 자금지원은 여전히 잠재적 매력이 있다.”
 
일본이 납치문제를 꺼내면서 비핵화 논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을지 우려된다.
“납치 피해자를 귀환시키는 것은 일본 주권의 문제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정부가 지킬 수 있는가라는 국가의 근본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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