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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65조원 날아가…트럼프 깊은 원한, 아마존 할퀴다

 자그마치 600억 달러(약 65조원)가 사라졌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을 손 보려 벼르고 있다”며 “아마존에 반독점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4거래일만에 공중으로 흩어진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이 정도에 달한다. 특히 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날선 트윗이 한차례 더 올라오면서 아마존 주가는 5.2% 추가 급락했다.  
아마존을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2일 트윗.

아마존을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2일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단지 바보들이나 그보다 못한 사람들만이 우체국이 아마존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우체국은 손해를 보고 있고, 이는 바뀔 것”이라고 아마존을 다시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세금을 내고 있는 우리의 소매업체들이 전국에서 문을 닫고 있다. 이건 평평한 운동장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국 우체국이 아마존의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평균 1.5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보도됐다. 택배비 인상으로 아마존이 부담해야 할 배송비용은 26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증가할 것”이며 “이 우편 사기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택배를 대량 발송하는 과정에서 아마존이 받는 할인 혜택을 정조준하다가도, 아마존의 성업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소매업체를 옹호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타깃은 딱 한명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이다. 아마존이 밉다기보다는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 때문에 베조스에게 화살이 몰린다는 사실은 워싱턴 정가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베조스는 지난 2013년 2억5000만 달러에 워싱턴포스트를 개인적으로 인수했다.
 
사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대로 아마존이 택배와 관련된 세금을 덜 내는 것도 아니다. CNN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다른 대형 판매업체와 같은 수준의 택배수수료를 내고 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체국 역할을 하는 USPS가 단가를 깎아줄 뿐이다. USPS는 지난해 소포 배달면에서 전년대비 11.4% 성장에 21억달러의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
아마존에 주문한 상품을 배달해주는 USPS.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아마존에 주문한 상품을 배달해주는 USPS.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아마존은 또한 자체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판매세를 징수해 주 정부 또는 지방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대신 플랫폼만 이용하는 3자 업체들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세를 징수하지 않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저렴한 택배 수수료와 세금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WP는 (아마존의) 로비스트이며,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WP에 대한 원한이 뼛속깊이 사무쳐있음을 알 수 있다. 
WP는 이에 대해 “아마존의 경영에 WP는 아무 연관이 없으며, 베조스 또한 WP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있다”고 해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머릿속에 자리 잡은 원한은 지워지지 않고있다.
 
위기에 몰린 아마존의 택배 상자.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위기에 몰린 아마존의 택배 상자.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을 시작한 2015년말부터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을 공격하는 트윗을 날렸다. 자신에 대한 WP의 보도가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판단하면서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찬가지로 호의적이지 않은 뉴욕타임스(NYT)에 대해선 WP만큼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NYT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발행되는 신문인 만큼 약간의 경외심을 갖고 있다는게 트럼프 측근의 전언이다.
 
지난 주말 WP에 실린 로버트 뮬러 특검과 전직 포르노배우 스토미 다니엘스와 관련된 기사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번 더 분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해진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에 뇌물을 줬다는 기사를 보고 아마존을 반드시 손보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베니티 페어’는 2일 백악관과 가까운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공을 던졌고, 이제 전쟁이 시작됐다”라며 “어떻게 하면 베조스를 ‘엿먹일’ 수 있을까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마라라고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분을 참지못하고 아마존이 26억 달러를 더 내게될 것이라는 트윗을 날린 게 베조스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그러나 베조스는 잠잠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이던 2015년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의 로켓에 트럼프를 태워 우주로 보내버리겠다고 트위터에 썼던 베조스였지만, 취임 이후에는 침묵 모드다. 아마존이 반독점법에 걸려들면 회사를 분할해야 할 정도로 중차대한 위기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베조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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