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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조언자들 사라지자 트럼프 입 더 위험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백악관에서 균형추들이 사라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홀로' 충동적 결정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련의 정책 결정을 두고 미 언론들이 지적한 말이다.  

[이슈추적] 힉스·포터·콘·맥매스터 안전판 모두 떠나
"무역전쟁없다" 장담하다 중국 보복관세
한·미 FTA 개정 밀어붙이다가 돌연 연기
멕시코 NAFTA 협박하자 좌파후보 선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초래한 철강 관세폭탄(3월8일), 600억 달러 규모의 대중 관세 결정(3월22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연기와 시리아 철군 예고(3월29일), 북ㆍ미 자유무역협정(NAFTA) 중단 위협(지난 1일)까지 연일 메거톤급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백악관은 위험한 고장상태로 보인다"고 평했다.  
언론이 주목하는 주된 요인은 참모기능의 부재다.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한 조언자로 안전판 역할을 해온 호프 힉스 전 공보국장, 롭 포터 전 선임비서관, 게리 콘 전 국가경제위원장,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사임하거나 경질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을 담당해온 존 다우드 고문 변호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 응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다가 거부되자 사임했다.
 
경질된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 [AP=연합뉴스]

경질된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 [AP=연합뉴스]

 
우선 2014년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힉스 전 국장이 물러난 후 대통령의 메시지에 전략과 일관성이 사라졌다. 백악관은 지난주를 인프라 투자계획에 대한 홍보 주간으로 발표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연설에서 52분 연설 도중 준비된 원고 분량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다른 주제에 할애했다. 열성 지지자인 여배우의 TV쇼 시청률부터 반이민 멕시코 국경장벽 문제까지 왔다 갔다 했다.   
 
한ㆍ미 양국이 원칙적 타결을 선언한지 하루 만에 “FTA 개정을 북핵 협상 타결 때까지 연기할 수도 있다”거나 “중동 지원에 7조 달러나 썼는데 대가는 아무것도 없다. 시리아에서 곧 철수할 것”이란 발언이 이 자리에서 나왔다. 그의 시리아 발언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알 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이 반군 점령지역을 탈환했다. 아사드 정권은 지난해 4월 어린이를 포함한 자국 민간인에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직접 공습명령을 내렸던 적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멕시코를 향해 “그들이 남부 국경을 통해 많은 마약과 사람들의 유입을 막지 않으면 나는 그들의 캐시카우(고수익원)인 NAFTA를 중단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대선공약인 국경장벽 설치 예산을 멕시코가 댈 것을 압박하면서다. 야당인 민주당을 향해선 “더는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협상은 없다. 다카는 민주당이 관심이 없거나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죽었다”고도 선언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트윗을 통해 눈앞의 정치적 이익이나 순간적 만족을 위해 행동하지만 2차, 3차 미래의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공화당이 이민법과 국경장벽 예산을 막무가내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은 신경 쓰지 않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멕시코에 대한 협박은 7월 멕시코 대선을 앞두고 극좌 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2위와 18%포인트 차로 선두를 달리는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비타협적인 오브라도 후보가 7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결과적으로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결정은 2일 중국의 1차 30억 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 보복 관세를 불렀다. “무역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정부 보호무역주의자들의 예측은 틀렸다.  그 결과는 뉴욕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나타났다.
 
존 켈리 비서실장도 사실상 입지를 상실했다. 켈리 실장은 전임자 라인스 프리버스가 하극상에 밀려난 뒤 포터 선임비서관과 백악관의 기강을 잡는 데 한때 성공한 것처럼 비쳤다. 하지만 켈리 실장이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권력투쟁을 벌인 뒤론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건너뛰고 직접 비서관이나 외부 조언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켈리 비서실장이 조만간 사임하면 비서실장과 공보국장직을 아예 없애고 대통령이 직접 비서실을 운영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백악관 참모진의 양축인 경제수석보좌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충성파이면서 더 독단적인 성향인 케이블뉴스 평론가들이 차지했다. 각각 CNBC와 폭스뉴스 출신인 래리 쿠들로 국가경제위원장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다. 쿠들로 보좌관은 WP에 "대통령이 사면초가라는 데 지금 사면초가에 몰려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가짜 뉴스를 보도하는) 기자들"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나흘 동안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도 켈리 실장을 비롯한 고위 비서관은 대동하지 않은 채 자신과 친한 숀해너티 폭스뉴스 진행자, 돈 킹 권투 프로모터, 2016년 대선 때 참모였던 코리 루언도우스키와 데이비드 보시, 브래드 파스칼 등을 만났다. 가족인 이방카 부부를 제외하면 백악관에선 이민 배척주의자로 이름 높은 스티븐 밀러 정책보좌관이 유일하게 동행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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