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편의점 사장 “월 240만원, 내가 최저임금 미달자”

정부발 고용시장 교란 <상>
2018년 최저임금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5일. 오전까지 경영계는 6740원(4.2% 인상)을 주장했다. 그런데 오후에 7300원(12.8% 인상)을 써냈다. 몇 시간 만에 8.6%포인트를 올렸다. ‘최종 인상분에서 5년 평균 인상률(7.4%)을 제외한 추가 부담을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을 받고서다. 정부가 민간기업 근로자 임금을 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방식을 동원해 경영계와 뒷거래를 한 셈이다.
 
정부발 시장 교란의 후폭풍은 10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55)씨는 최근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명 줄이고, 본인이 직접 가게를 본다. 대신 낮엔 아내가 일한다. 쉬는 날 없이 일하고 그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240만~260만원이다. 박씨는 “근로시간을 계산하면 나야말로 최저임금 미달자”라며 “내년에도 올해만큼 올리면 진짜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조업을 지탱하는 뿌리산업인 단조업계와 주물업계는 “납품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같은 고정비용 상승을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이유다. 이들은 단가 인상이 안 되면 생산 중단까지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관련기사
고용 감소도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목재 가공업체를 경영하는 김모(56)씨는 올해 채용인원을 계획보다 절반으로 줄였다. 김씨는 “이런저런 지원 혜택을 고려해 최대한 뽑으려 했는데 최저임금을 확 올리는 바람에 계산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2000명이나 줄었다. 숙박·음식점업도 2만2000명 감소했다. 최저임금에 민감한 업종이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각 경제주체의 부담을 고려해 적절하게 올렸으면 되는데 불필요한 시장 왜곡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은 오리무중이다. 한국은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상여금과 수당을 제외한다. 연봉 4000만원인 대기업 직원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산입범위 조정을 논의했지만 노동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산입범위를 현실화하고 업종·연령 구분이 없는 경직적인 적용 방식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보이는데도 정부의 현실 인식은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라는 입장이다.
 
이러는 사이 훨씬 무서운 구조적 변화가 고용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기계(로봇)가 사람을 대체하는 흐름이다.
 
최근 한 벤처기업은 여러 대기업에 제안서를 넣었다. 패스트푸드점과 영화관 등 다양한 업종에 적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안내시스템)가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이다. 키오스크 1대가 1.5명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대기업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인천공항 제2 터미널 3층에선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가 설치한 로봇이 커피를 판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해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30초. 일반 매장과 차이가 없다. 지성원 달콤커피 대표는 “조만간 로봇 커피를 시내 쇼핑몰 등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판기 형태여서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고 임대료와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 
 
장원석·강기헌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