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 고용시장 교란 <상>
정부발 시장교란 곳곳서 고통 호소
제조업 뿌리 주물업 “납품가 인상”
도소매업은 취업 9만2000명 줄어
인천공항, 로봇 커피 판매점 등장
현실 모르는 정부는 “영향 제한적”
제조업을 지탱하는 뿌리산업인 단조업계와 주물업계는 “납품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같은 고정비용 상승을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이유다. 이들은 단가 인상이 안 되면 생산 중단까지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03/1ea5355a-5965-48ae-ac8c-2090a4e70d4a.jpg)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제도 개선은 오리무중이다. 한국은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상여금과 수당을 제외한다. 연봉 4000만원인 대기업 직원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산입범위 조정을 논의했지만 노동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산입범위를 현실화하고 업종·연령 구분이 없는 경직적인 적용 방식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보이는데도 정부의 현실 인식은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라는 입장이다.
이러는 사이 훨씬 무서운 구조적 변화가 고용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기계(로봇)가 사람을 대체하는 흐름이다.
최근 한 벤처기업은 여러 대기업에 제안서를 넣었다. 패스트푸드점과 영화관 등 다양한 업종에 적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안내시스템)가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이다. 키오스크 1대가 1.5명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대기업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인천공항 제2 터미널 3층에선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가 설치한 로봇이 커피를 판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해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30초. 일반 매장과 차이가 없다. 지성원 달콤커피 대표는 “조만간 로봇 커피를 시내 쇼핑몰 등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판기 형태여서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고 임대료와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
장원석·강기헌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