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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수거 합의했다는 환경부, 합의 안 했다는 일부 업체

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에서 직원이 압축 플라스틱을 정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폐비닐·폐스티로폼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시·도의 48개 업체 모두 폐비닐 등을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수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1]

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에서 직원이 압축 플라스틱을 정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폐비닐·폐스티로폼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시·도의 48개 업체 모두 폐비닐 등을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수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1]

정부와 재활용업체가 2일부터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려됐던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환경부와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도 수거가 이뤄지지 않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정부, 비닐 생산 분담금 인상 추진
이물질 묻은 폐기물 처리비도 낮춰
“수도권 48개 업체 수거 합의” 발표
반발 나오자 “구두 약속 문서화 중”
업계선 “이대로 가면 줄도산”

환경부는 이날 “수도권에서 폐비닐 등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와 협의한 결과, 48개 재활용업체 모두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수도권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폐비닐 등 분리 배출 대상 품목을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라”고 안내하면서 촉발된 쓰레기 대란 우려는 일단 가라앉게 됐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환경부의 지원 대책이 미흡해 수거 거부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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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관계자는 “48개 업체 모두가 구두로 합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업체에 일일이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있고, 2일 안으로 구두 합의 내용을 문서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의는 환경부가 내놓은 재활용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한몫을 했다. 우선 재활용품으로 수거한 비닐 속 이물질이나 재활용이 어려운 것을 생활폐기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지금은 사업장폐기물로 간주해 t당 20만원 이상의 처리 비용이 필요했지만, 생활폐기물로 인정되면 t당 4만~5만원 정도로 처리가 가능하다.
 
또 폐비닐·페트병 등 재활용 지원금이 낮은 품목에 대해서는 제품 생산자의 분담금을 올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이달 중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는 대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폐플라스틱의 중국 수출량은 18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100t)보다 92%가 급감했다. 폐지의 중국 수출량도 5만1800t에서 3만800t으로 49.6%가 줄었다.
 
재활용 선별업체인 금호자원의 안소연 대표는 “여름이 되면 폐비닐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고형연료 공장이 가동을 중지하기 때문에 비닐류의 판로가 더욱 막히게 된다”며 “앞으로는 단지 수거 거부가 아니라 재활용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게 돼 재활용 처리나 가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년 전부터 “재활용 시장 붕괴에 따른 폐기물 처리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는데도 이를 무시하던 환경부가 뒤늦게 땜질 처방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환경부의 ‘재활용 제품 수요 창출을 위한 재활용 시장 실태 조사’ 보고서(2016년 7월)는 “폐기물 및 재생 원료 수출입에 대한 규제 강화 및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재생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시장 붕괴에 따른 자원 낭비 및 폐기물 처리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재활용 시장의 단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예비 기금을 조성하고, 공동주택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보고서의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 연구 책임자였던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당시에도 지방의 일부 업체가 재활용품 수거를 거부하는 바람에 환경부 차관 지시로 보고서가 완성됐지만, 2016년 여름 차관이 교체되면서 후속 논의가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재활용 시장의 위기는 제품 생산에서부터 쓰레기 분리,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전체 폐기물 흐름과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서 이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기 위한 종합적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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