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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이탈리아 해군 기밀로 개발…바다 사나이들의 시계

물방울 무늬 넥타이, 화려한 컬러의 행커치프를 매치한 안젤로 보나티 ‘오피치네 파네라이’ CEO. 60대의 멋과 위트가 느껴졌다. [사진 파네라이]

물방울 무늬 넥타이, 화려한 컬러의 행커치프를 매치한 안젤로 보나티 ‘오피치네 파네라이’ CEO. 60대의 멋과 위트가 느껴졌다. [사진 파네라이]

1860년 피렌체의 공방에서 시작한 시계 브랜드 ‘오피치네 파네라이’는 수십 년간 이탈리아 왕립 해군에 장비를 납품해왔다. 특히 다이빙과 관련된 정밀 장비들에 특화돼 각종 특허를 출원한 덕에 디자인과 기술력의 DNA에는 바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수압을 이겨낼 수 있는 견고함이 자랑인 직경 47mm 케이스, 물속에서도 시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발된 야광성 물질 라디오미르와 루미노르를 활용한 특허기술과 디자인은 지금도 파네라이 매니어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오랫동안 이탈리아 군사기밀로 숨겨져 있었던 탓에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 건 1997년 리치몬드 그룹으로 합류하면서부터다.
 
안젤로 보나티(66) 회장은 2000년 파네라이 CEO에 취임해 현재까지 브랜드의 성공을 이끌었던 인물로 시계업계에선 ‘전설’로 통한다. 한국 방문은 벌써 네 번째라는 그를 만나 ‘천천히 하지만 완벽하게 진보한다’는 경영철학을 직접 들었다.
 
파네라이는 어떤 시계인가.
“상업적인 대중 브랜드는 결코 아니다. 일반 대중을 만족시키기보다는 파네라이를 사랑하는 소수의 매니어를 만족시키기 위해 장점을 더욱 극대화 시켜온 특별한 시계다.”
 
매니어들이 사랑하는 파네라이 만의 장점이란.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린 과거 해군이 물속에서 필요로 했던 시계 기능을 발전시켜 내구성·방수력·가시성이 뛰어난 스포츠 시계로 성공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천천히 변화하는 이유는.
“시장 변화에 따른 진화는 필요하지만 완전히 다른 것을 내놓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건 파네라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시간이 변해도 누가 봐도 ‘파네라이 시계’라는 걸 한 번에 인지할 수 있도록 천천히 하지만 완벽하게 진보하는 것이다. 마치 전통문화재가 현대인의 일상에 맞게 조금씩 발전하면서도 형태와 가치를 잃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① 직경 38㎜ 사이즈로 출시된 ‘루미노르 두에 3 데이즈 오토매틱’. ② 강렬함과 심플함, 아이코닉 디자인이 돋보이는 ‘루미노르 마리나 로고’는 수년간 파네라이 컬렉션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아온 제품이다. ③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등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된 ‘라스트로노모’.

① 직경 38㎜ 사이즈로 출시된 ‘루미노르 두에 3 데이즈 오토매틱’. ② 강렬함과 심플함, 아이코닉 디자인이 돋보이는 ‘루미노르 마리나 로고’는 수년간 파네라이 컬렉션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아온 제품이다. ③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등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된 ‘라스트로노모’.

올해 제네바 시계 박람회에서 브랜드 최초로 38mm 사이즈를 출시했다.
“우리 시계는 페이스(다이얼)가 크기로 유명하다. 내구성과 가시성을 중시하는 브랜드 DNA 때문이다. 스포츠 워치로 즐길 때는 더 없이 완벽한데, 공연이나 오페라 관람에 갈 때는 좀 부담스럽다. 정장에 드레스셔츠를 입어야 하는데 시계가 너무 커서 셔츠 안으로 들어가질 않는다. ‘시계에 쓸려서 셔츠가 빨리 닳는다’는 소리도 가끔 듣는다.(웃음) 이제 파네라이를 언제 어디서나 착용할 수 있는 시계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기존의 파네라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 구매를 고민해온 사람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여성고객을 위해 더 작은 사이즈를 만들 계획은 없나.
“38mm가 파네라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사이즈가 될 것이다. 여성 고객도 중요하지만 ‘파네라이스러움’을 잃는 것은 정체성이 붕괴될 만큼 위험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디자인을 좋아하는 매니시한 취향의 여성이라면 파네라이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워치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
“나는 절대 스마트워치를 만들 생각이 없다. 스마트워치는 새롭고 장점도 많지만 6개월 단위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시계가 계속 출시된다. 파네라이는 우리 모두의 혼과 정성으로 만드는 시계다. 6개월에 한 번씩 변화하는 디지털 시장에 발맞출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스마트워치를 원한다면 삼성이나 애플 매장으로 가면 된다.”
 
배우 실베스타 스탤론과의 특별한 인연.
“1993년 로마에서 ‘데이 라이트’라는 영화를 찍을 때 그가 직접 파네라이 ‘루미노르 마리나’를 소품으로 구매했다. 당시 그가 눈이 안 좋아져서 수중촬영에 유용한 시계를 찾던 끝에 파네라이를 선택한 거라고 했다. 그는 착용 후 ‘시계가 너무 맘에 든다’며 똑같은 시계를 200피스나 주문해서 영화 제작팀과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우린 물론 한 푼도 할인해주지 않았다. 그의 선물을 받은 지인 중 한 명이 리치몬트 그룹의 현 회장 요한 루퍼트인데 ‘정말 멋진 시계’라며 ‘이 시계를 살 게 아니라, 만드는 회사를 가져야겠다’고 했다더라. 파네라이가 리치몬트 그룹에 속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인연을 스탤론이 연결시켜준 것이다.”
 
브랜드 입문자에게 추천할 제품은.
“루미노르 마리나. 파네라이의 모든 것이 시작된 출발점으로 브랜드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럭셔리를 정의한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모든 디테일에 혼을 담아 제작하고 관리해야 한다. 둘째 고객에게 상품 이상, 특별한 경험과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타 브랜드가 절대 카피할 수 없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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