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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에 신분증 맡기라던데…"학부모예요" 한마디면 무사통과

2일 서울 방배초교 교무실에 외부인이 들어가 학생의 목에 칼을 겨누고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인질로 잡혔던 학생을 무사히 구조하고 범인도 붙잡았지만, 학부모들은 흉기를 가진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선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학교의 학생 보호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일 20대 남성이 인질극을 벌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여아(10)의 목에 흉기를 댄 채 인질극을 벌이던 20대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1시간 만에 검거됐다. [뉴스1]

2일 20대 남성이 인질극을 벌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여아(10)의 목에 흉기를 댄 채 인질극을 벌이던 20대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1시간 만에 검거됐다. [뉴스1]

현재 초·중·고교의 외부인 출입에 대한 관리 규정은 교육부가 내놓은 ‘학생 보호 및 학교 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된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모든 초·중·고교는 등·학교 시간을 제외하고 출입문을 폐쇄하는 게 원칙이다. 학부모를 포함한 외부인이 교내에 출입하려면 학교보안관 등 학생보호 인력의 안내에 따라 ‘일반 출입증 발급 신청서’에 이름·주소·연락처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신분증을 맡긴 뒤 발급받은 출입증을 반드시 패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인질극이 벌어진 방배초의 경우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았다. 학교 보안관은 범인이 “(방배초) 졸업생인데, 졸업증명서를 받으러 왔다”고 말하자, 신청서를 기재하라고 안내하거나 신분증을 받지 않고 학교로 그냥 들여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미애 방배초 교장은 “출입 절차를 담당하는 학교보안관이 범인이 젊고 졸업생이 맞는 것 같으니 그냥 들여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로 조사를 통해 적합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 말했다.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가 학생을 위협하고 범죄로도 이어진 사건은 그간 여러 차례 발생해왔다. 2012년 서울 서초구의 한 사립초에 외부인이 숨어들어가 소지한 야전삽으로 초등학생 7명을 다치게 했고, 2010년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배회하던 외부인이 여학생을 납치해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도 있었다.  
 
2일 한 남성이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은 상태로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모습. 교문 옆으로 보안관실이 위치해 있고 건물로 향하는 계단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2일 한 남성이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은 상태로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모습. 교문 옆으로 보안관실이 위치해 있고 건물로 향하는 계단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범죄가 잇따르자,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좀더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대표는 “실제로 학교에 방문해보면 몇몇 학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학교 보안관 등이 ‘학부모입니다’라고 얘기만 하면 별다른 신분 확인 없이 들여보내준다”면서 “이같은 안이한 제도와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아이들과 교사를 외부인의 위협에 노출시킨다. 학교가 좀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강력하게 정비하고 철저히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 과장은 “외부인에 의한 학생 안전 위협이 잇따르는 데 대한 보안책 마련을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인지, 내용상에 미비점이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점검 중이다. 내용에 문제점이 있다면 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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