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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인수하는데 왜 중국이 감놔라, 배놔라?

다 끝난 줄 알았던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인수전이 삐걱거리고 있다. 엉뚱하게도 인수 당사자가 아닌 중국 정부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다. 낸드플래시 덕에 컴퓨터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은 2조엔(약 20조원)에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를 사들이기로 도시바와 합의했다. 당초 매각 기한은 지난달 31일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반대로 최종 계약을 맺지 못했고, 2차 기한인 5월 말까지 계약이 연기됐다.   
 
한‧미‧일 연합이 일본업체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인수하는데 중국의 허락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고도의 첨단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기술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개발에 드는 비용도 수조 원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 순위가 10~20년간 바뀌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독과점이 발생하면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선 인수합병(M&A) 같은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는 관련 국가에서 반독점 심사를 받는다. 반독점 심사는 국가마다 정해진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이번 인수전은 한국·일본·유럽연합(EU)·미국·대만·필리핀·브라질·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정상적으로 추진된다. 인수 당사자인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가 8개 국가에 반독점 심사를 요청하는 이유는 이들 국가가 주요 반도체를 많이 사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대개 스마트폰·컴퓨터·자율주행차·드론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발달했거나 인구가 많다. 필리핀이나 브라질의 경우 첨단기기 생산 공장이 많아 반도체 반입이 많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인수를 승인한 상황이다. 최재성 극동대 반도체장비공학과 교수는 "만드는 곳도, 사는 곳도 정해져 있는 시장이라 시장 논리에 따라 미리 고객 관리를 한다고 보면 된다"며 “중국의 승인 없이 인수를 추진했다가 중국에서 ‘앞으로 너희 물건 안 쓴다’고 나오면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를 선언한 중국 입장에선 이번 M&A로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플래시 5위 업체(지난해 4분기 기준)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입지는 더 견고해진다. 낸드플래시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입장에선 달가운 일은 아니다. 
 
업계에선 중국이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를 분할 운영하거나 매각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기할 것으로 내다본다. 끝까지 승인하지 않을 경우 아예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 도시바는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6000억엔(약 6조) 증자에 성공한 데다 도시바 전체 실적도 개선됐다. 당장 매각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인수해 중국 내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도시바 반도체 가격을 동결하거나 일부 사업부를 분할해 시장 지배력을 축소하라는 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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