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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혼신의 '시부야 오빠' 퍼포먼스에도 등 돌리는 젊은 층

“총리의 산보는 결국 히야케(日焼け·선텐)이었나?”
2일 총리 관저에 출근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의 얼굴이 평소보다 검게 그을었다고 보도한 니혼게이자이 전자판 기사의 제목이다.
 
휴일인 1일 도쿄 시부야구 토미가야(富ヶ谷)의 사저 주변에서 아베 총리는 한 시간에 걸쳐 산보를 했다.  
최근 모리토모(森友)사학재단 특혜의혹, 또 재무성의 관련 문서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빠졌던 그였다. 
 
지난 한 달 동안은 집 근처 산보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던 그였지만, 논란이 잠시 소강국면에 접어들자 다시 대국민 스킨십 강화 행보에 나선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벚꽃 인파가 몰린 도쿄 요요기공원을 걷고 있다.[지지통신 제공]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벚꽃 인파가 몰린 도쿄 요요기공원을 걷고 있다.[지지통신 제공]

 
오후 12시 44분쯤 사저를 나선 아베 총리는 주변 요요기(代々木)공원에서 벚꽃 구경을 했다. 
시민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악수도 했다. 시민들은 아베 총리에게 “분발해 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주변 경호원들과 기자들에게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혀 뜻밖"이라는 주장과 달리 사실 이날의 산보 코스는 인파가 많이 몰려드는 쪽으로 절묘하게 기획됐을 가능성이 크다.
 
막바지 벚꽃구경이 한창인 최근 요요기 공원과 주변 NHK 홀 주변엔 주말마다 큰 규모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벚꽃의 색과 비슷한 핑크색 셔츠에 감색 스웨터를 차려입은 아베 총리는 날씨가 더워지자 스웨터를 어깨에 감는 ‘프로듀서 룩’(사진 참조·일본내 표현)을 하기도 했다. 
 
젊은 층 지지자를 겨냥한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자택으로 돌아온 아베 총리는 이날 늦은 오후 집으로 찾아온 참모에겐 “요요기 공원에서 젊은 이들에게 둘러 싸였다”고 자랑하며 “젊은 층에서는 인기가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주말 자택 주변 산보에 재미를 붙인 건 올 2월 부터였다. 
 
1일 도쿄 요요기공원 근처 NHK홀 주변에 몰려든 인파들. 서승욱 특파원

1일 도쿄 요요기공원 근처 NHK홀 주변에 몰려든 인파들. 서승욱 특파원

연휴 기간중이던 2월 12일 1시간동안 조깅을 겸한 산보를 한 게 시작이었다. 
 
주말마다 롯폰기에 있는 고급호텔 휘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해온 그에겐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본 언론에선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자택 주변 시부야지역 곳곳을 돌면서 자신을 어필하려 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한마디로 우익이나 보수,강성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따뜻한 시부야 오빠’나 ‘쿨한 아저씨’로의 변신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비쳐졌다. 
 
엿새뒤 주말이던 2월 18일에도 1시간 30분이나 산보를 했다. 이 때도 그를 알아본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요요기공원에서 조깅중이던 남성으로부터 “왜 헌법개정을 하려고 하느냐. 개헌을 하지 말아달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아베 총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달 4일에도 트레이닝복을 입고 45분간 요요기공원 등에서 조깅을 하면서 땀을 뺐다. 일찍 핀 꽃을 보고는 직접 사진을 찍으며 기자들에게 “산뜻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 산뜻했던 기분이 모리토모 재단 관련 의혹 확대로 엉망이 돼버렸는지 ‘아베의 산보’는 이후 한 달 동안이나 중단됐던 것이다.  
 
조깅과 산보에다 지난 주말엔 벚꽃 구경에 ‘프로듀서 룩’까지, 아베 총리가 젊은 층과의 스킨십 강화에 몰두해 온 건 실제로 그들이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강력한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8~39세 유권자들은 다른 연령층과 비교할 때 눈에 띨 정도로 아베 총리를 강하게 지원해왔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노믹스를 통한 젊은 층 일자리 창출 ▶보수적 학교 교육의 강화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의 문서조작에 항의하는 집회가 지난달 30일 밤 도쿄(東京)에 있는 총리관저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했다.[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의 문서조작에 항의하는 집회가 지난달 30일 밤 도쿄(東京)에 있는 총리관저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했다.[연합뉴스]

하지만 2일 공개된 요미우리 신문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이런 젊은 층의 ‘아베 선호’현상도 떨어지는 벚꽃처럼 시들해지고 있다.  요미우리는 “젊은 층에서도 ‘아베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3월 31일~4월 1일 실시된 이 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2%로 나타났다. 
지난 3월(9일~11일)조사와 비교하면 6%포인트 하락했다. 또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0%에 달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연령별 지지율은 18~39세 49%, 40~59세 41%, 60세 이상이 38%로 역시 젊을수록 지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18~39세의 경우 지난 2월(10일~11일) 조사때와 비교하면 무려 17%포인트가 하락했다. 
 
또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 중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4%를 차지하는 등 인격에 대한 불신이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선 ‘아베의 믿는 구석’이었던 젊은 층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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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