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폐비닐·페트병 ‘버려, 말아?’…일선 현장에선 여전한 혼란

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의 분리수거장. 주부 최모(37·여)씨가 가져온 페트병을 발로 밟아 부피를 줄이고 있었다. 그 뒤로 보이는 폐플라스틱 포대에는 이미 페트병 등이 가득했다. 1400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매주 8t 정도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온다고 한다.
 
최씨는 “플라스틱 배출은 매주 화요일인데 미리 가지고 나왔다”며 “아파트에서 페트병 등의 부피를 줄여서 배출하라고 방송을 해서 발로 밟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뉴스에 정상 수거한다고 나오긴 했는데 혹시 몰라서 입주민들에게 되도록 소량만 배출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품 수거차량이 비닐과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은 채 단지를 떠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품 수거차량이 비닐과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은 채 단지를 떠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환경부가 2일 수도권 48개 재활용 업체와 협의하면서 아파트의 재활용품 수거가 정상화 됐지만 일선 현장에선 폐비닐과 스티로폼, 플라스틱류 배출을 둘러싼 혼선이 여전했다. 각 아파트는 게시판 등에 붙인 ‘페트병 등 플라스틱류는 소량만 배출해달라’는 등의 안내문을 떼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 유모(65)씨는 “오늘도 관리사무소로 ‘왜 지침이 이랬다저랬다 하느냐’는 항의 전화가 몇 통이나 걸려왔다”며 “‘이렇게 버리시라’고 안내하면 ’이래서 관리비 내는데 직원들이 알아서 하라’고 윽박지르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폭력 사건도 발생했다.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의 한 아파트에선 폐비닐을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해 버리려던 김모(70)씨가 이를 말리는 경비원(66)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씨는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품 수거를 하지 않은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내 수거되지 않은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우상조 기자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품 수거를 하지 않은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내 수거되지 않은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우상조 기자

 
일부 지역 아파트들은 재활용 처리업체에 계약 불이행에 대한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진수 수원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사무국장은 “정부에선 합의가 됐다고 하는 데 재활용 업체에선 ‘정상 수거하겠다’라는 통보가 없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플라스틱류까지 수거하기로 하고 계약을 했는데 수익이 안 된다고 수거를 안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니 수거 중단 공지를 보낸 업체들에아파트별로 조만간 내용 증명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이물질이 묻은 비닐류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임선영 기자

2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이물질이 묻은 비닐류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임선영 기자

 
경기도의 지자체들은 그동안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민들이 민간업체에 맡겨 자체적으로 해결했던 재활용품 수거를 직접 수거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시·군 중 24개 시·군에서 플라스틱류나 비닐, 스티로폼을 수거 업체나 지자체가 수거해 처리하거나 그렇게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플라스틱류 수거가 문제가 됐던 수원·용인·화성·군포시도 시에서 직접 수거하거나 처리할 곳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재활용품 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 공공 생활자원회수센터 신·증설을 위한 국비 지원, 폐기물 수거 지원금 상향 조정 등을 환경부에 건의했다.
2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일부 주민들이 이물질이 묻은 비닐 등을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고 배출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이를 일일이 분류해 내 봉투에 담아뒀다. 임선영 기자

2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일부 주민들이 이물질이 묻은 비닐 등을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고 배출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이를 일일이 분류해 내 봉투에 담아뒀다. 임선영 기자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를 통해 아파트의 폐비닐 수거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수거를 거부하는 업체가 있을 경우엔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업체가 문제 해결을 하도록 중재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활용품 업체가 깨끗한 폐비닐이나 스티로폼의 수거마저 거부할 경우엔 자치구가 직접 수거하도록 할 방침이다.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내 수거되지 않은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우상조 기자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인근 아파트 단지내 수거되지 않은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우상조 기자

 
일각에선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수입규제 이후 페트병 등 플라스틱 가격 못지않게 폐지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부 재활용 업체들은 아파트에 주는 재활용품 수거 비용을 낮추거나 공짜로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며 “고철이나 빈 병·폐지 등의 가격이 내려가면 또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충북 청주시처럼 재활용 업자들에게 수거·운반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갑자기 모든 폐비닐·스티로폼·플라스틱류 처리를 담당하기엔 인력이나 장비 부족문제가 있어서 민간 재활용 업체에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특혜 논란 등이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수원·화성=최모란·임선영 기자 mor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