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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3대 '번개맨' 서홍석 배우를 만나다 "알아보는 이 없어도 착한 일 하려 해요 난 번개맨이니까요"

영화 '번개맨과 비밀의 섬' 개봉을 앞두고 번개맨 서홍석 배우(가운데)를 만난 배지영(왼쪽)·최슬아 소중모델

영화 '번개맨과 비밀의 섬' 개봉을 앞두고 번개맨 서홍석 배우(가운데)를 만난 배지영(왼쪽)·최슬아 소중모델

지금 열광하지는 않더라도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좋아했던 영웅 캐릭터가 있습니다. 1999년부터 시작된 어린이 인기 프로그램 EBS ‘모여라 딩동댕’의 간판 캐릭터이자, 춤과 노래가 함께 하는 공개방송을 통해 동심을 사로잡은 ‘번개맨’이 그 주인공이죠. 악당을 물리치는 ‘번개파워’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정의로운 영웅입니다. ‘번개맨’은 2000년 ‘모여라 딩동댕’에서 탄생해 꾸준히 큰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2012년엔 뮤지컬 ‘번개맨의 비밀’로 만들어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죠. 오는 5일부터는 스크린에서도 번개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 ‘번개맨과 신비의 섬’ 개봉을 앞두고 지난 2016년 9월부터 3대 번개맨으로 활약 중인 서홍석 배우를 만나봤어요. 어릴 적 영웅을 만난다는 소식에 배지영·최슬아 소중모델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서홍석 배우는 평소 아이들을 자주 만나는 번개맨 답게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줬죠. “이제 번개맨 안 볼 나이죠?”라는 질문에 소중모델들은 “토요일에 볼 때도 있어요” “핸드폰 어플에 들어가서 볼 때도 있어요”라며 번개맨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배우 서홍석은 2016년 9월부터 EBS '모여라 딩동댕'의 3대 '번개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서홍석은 2016년 9월부터 EBS '모여라 딩동댕'의 3대 '번개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배지영)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2016년 번개맨이 된 지 딱 두 달 정도 된 시기에 영화를 촬영했어요. 뮤지컬이 100회 이상 공연을 한 상태라 다른 배우들은 다들 능숙한데 저는 막 번개맨이 돼서 정신도 없었고, 공연도 두 번만 해 본 상태였죠. 그러다 보니 영화 속에서 미숙하고 부족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지금 찍는다면 더 좋은 작품을 아이들에게 선물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최근엔 번개맨 두 번째 영화 ‘번개맨의 비밀’ 오리지널 편 촬영을 끝냈는데 그 작품에선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방송에서 뮤지컬·영화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죠. 영화가 개봉하는 건 모두 사랑해주시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덕분입니다.”
 
- (배지영) 번개맨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일한 실사 캐릭터라는 거. 그리고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의 애니메이션 사이에서 여전히 착하고 올바른 언어와 착한 방송을 추구하다 보니 부모님들에게 어느 정도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봐요. 그러다 보니 직접 채널을 선택하지 못하고 말 못하는 영유아들까지도 보게 되며 더 다양한 층에게 사랑받게 된 것 같아요. 번개맨을 졸업하는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요. 다른 애니메이션들이 화려하고 재밌는 게 많은데 자극적으로 방송을 만들 수 없다 보니까 아이들이 보기에 유치해진 거죠. 착한 방송을 고집하는 EBS의 신념도 빼놓을 수 없어요. 공연 문화를 접하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료로 공연을 보여준다는 콘셉트가 쉽지는 않거든요.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에게 실제 공개방송을 접하게 해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20년을 끌고 올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 (최슬아) 저도 장래희망이 배우인데요.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번개맨이 된 계기도 궁금해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근데 주변에서 너는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두껍고 눈도 째지고 턱도 날카롭고 이러면서 안 어울린다고 다 말렸어요. 그럼 난 뭘 하지 생각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위층 아주머니가 “홍석이 요즘 잘생겨지네!” 그러시는 거예요. 문득 배우 해볼까 생각이 들었고 연극영화과에 가게 됐어요. 사실 어떤 특별한 계기는 없었죠. 뮤지컬·연극으로 데뷔해서 10여년간 성인 뮤지컬과 연극만 했어요.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까 어린이 공연에 관심이 가고 어린이 뮤지컬 연출도 하게 됐죠. 그쪽에서 만난 안무 선생님이 번개맨의 안무도 하셔서 번개맨 오디션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번개맨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고 싶어서 도전했죠. 아마 제가 뽑힌 것도 아이들을 잘 다루는 부분과 사랑하는 마음을 보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디션 때 진짜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지 보시려고 그랬는지 아이들과 노는 모습을 즉흥극으로 요구하셨거든요. 슬아가 배우가 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많이 경험해야 하는 것 같아요. 직접 경험한 걸 연기로 했을 때 누구보다 리얼할 수밖에 없어요. 상상해서 하는 것과 내가 해본 걸 기억해서 하는 건 차이가 있거든요. 슬아가 그런 배우가 돼서 나중에 꼭 같이 연기하는 날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릴 적 영웅인 번개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홍석 배우를 만난 소중모델들이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영웅인 번개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홍석 배우를 만난 소중모델들이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하고 있다.

- (배지영) 히어로물의 주역은 특별한 경험일 것 같은데 평소에도 아이들이 많이 알아보는 편인가요.
“이때까지 딱 2명 알아봤어요. 두 명 다 아이와 함께 있던 엄마가 목소리를 듣고 알아보셨죠. 가발에 선글라스를 쓰다 보니까 알아보는 게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제가 번개맨으로서 유아 예방접종, 전기안전, 유아 흡연 홍보대사 활동을 같이해요. 그렇기 때문에 알아보든 못 알아보든 일상생활에서 조금 더 착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게 돼요. 직업병처럼 생긴 게 지나가다 아이들과 눈이 마주치면 저도 모르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하죠. 아무도 알아보지 않아도 아이들만 보면 웃고 인사하게 되고, 좀 다르긴 해도 제가 꿈꿨던 유치원 선생님과 비슷한 방향성의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해서 시작했다가 오히려 많은 아이들에게 제가 힘을 얻고 고마운 에너지를 받는 것 같고요. 안타까운 점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정작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죠. 감사하게도 우리 딸·아들은 아빠가 번개맨이라는 것에 사명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딸은 친구들한테도 비밀로 해야 할 거 같다고 말을 안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빠가 TV에 나와서 친구들을 지키고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죠. 같이 못 놀아주는 대신 최대한 제가 공연하는 곳에 많이 데려가려고 노력해요. 너희들과 시간을 못 보내지만 번개맨으로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 (최슬아) 지금까지 번개맨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점이 있다면요.
“유명 가수들이 콘서트를 할 때 팬들이 노래와 춤을 다 따라 하면 너무 행복하다고 하죠. 제가 번개체조를 할 때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일어나서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고 노래도 따라 불러요. 그 순간만큼은 아이돌이 된 것 같고 정말 행복해요. 기억나는 점은 어떤 아이가 밥을 안 먹어 영양실조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했던 경우가 있었어요. 근데 그 아이가 번개맨을 너무 좋아한다고 연락이 왔죠. 번개맨이 EBS 캐릭터다 보니까 그 아이 한 명을 위해 출동하는 건 힘든 상황이었죠. 고민하다가 휴대폰으로 영상편지를 보냈어요. 예를 들어 지영이라면 “지영이 요즘 왜 밥을 안 먹지, 밥을 먹으면 번개맨처럼 씩씩해질 수 있을 텐데. 밥 먹기로 번개맨이랑 약속할까.” 이런 식이죠. 영상을 보냈는데 바로 밥을 먹기 시작했고 퇴원을 했다는 답장을 받았어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로 매일 번개맨 영상편지를 촬영해요. 번개맨에게 팬레터를 보낼 땐 엄마·아빠 핸드폰 번호를 꼭 적어주세요. 원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걸 보내주기도 하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단점을 적어주면 개선할 수 있게 멘트를 넣어서 영상으로 답장을 보내요. 그럼 아이들이 달라지죠. 모든 아이들을 다 만날 수는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하고 싶어요. 제가 번개맨으로 있는 동안 제일 많이 하려고 하는 게 영상편지·답장입니다.”
 
'번개맨'은 악당을 물리치는 '번개파워'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정의로운 영웅이다.

'번개맨'은 악당을 물리치는 '번개파워'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정의로운 영웅이다.

- (최슬아) 언제까지 번개맨으로 활동하실 건가요.
“사실 모르겠어요. 이제 30대 후반이 되어 가니까 40대가 되기 전에 (번개맨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근데 우리 딸·아들에게 물어보니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대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늘 고민이 있는데 만약 몸이 안 좋아지거나 나이가 많아짐으로 인해 번개맨 역할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있고, 잘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면 잘할 수 있는 후배에게 빨리 물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2대 번개맨이 갑자기 그만두게 되면서 오디션에 합격하고 3주 후에 첫 촬영을 했거든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하려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만두게 되면 그 시기를 여유롭게 정해서 다음 번개맨이 준비가 잘된 상태로 첫 촬영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어린이 뮤지컬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선물을 계속 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언제까지라고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지만 하는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어요.”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배지영(파주 해솔초 4)·최슬아(하남 위례초 6) 소중모델
 
가족뮤지컬 영화 '번개맨과 신비의 섬'


감독 김지열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70분 
개봉 4월 5일 
 
번개파워를 충전하러 '신비의 섬'으로 떠난 번개맨과 친구들. 세상 모든 추억이 모인 '신비의 섬'에서 추억의 힘으로 충전을 하려고 하지만 나잘난 더잘난의 방해로 번개맨은 위기에 빠져버리고 만다. 과연 번개맨은 번개파워를 충전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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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