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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에 포장 음식은 OK … 음식 먹으면 하차 요구도

서울시, ‘시내버스 음식 반입금지’ 세부기준 내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불안함을 느꼈다. 그는 두 자녀에게 주기 위해 퇴근길에 도넛 한 상자를 사서 손에 들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그는 정류장에 붙은 픽토그램(그림문자)을 발견하고 걱정이 앞섰다. 픽토그램에는 ‘커피 등 음식물을 들고 타지 맙시다’라고 적혀있었다.   
서울 용산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붙은 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뉴스1]

서울 용산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붙은 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뉴스1]

지난 1일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서울 성북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한 손에는 음료수가 담긴 컵도 들었다. 버스에 올라타려던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리 창문에 붙은 음식물 제한 픽토그램을 보고서다.   

 
컵 떡볶이는 NO, 포장 피자는 OK 
 
두 사람 중에 음식물을 들고 버스에 타지 못하게 될 사람은 박씨다. 게다가 박씨가 버스 안에서 햄버거를 계속 먹을 경우 운전사는 박씨를 하차시킬 수도 있다. 반면 상자에 들어있는 도넛을 든 김씨는 걱정과 달리 버스에 오를 수 있다.   
 
서울시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금지’에 관한 세부기준을 내놨다. 올 1월 4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음식물을 가지고 탈 수 없게 됐지만, 기준이 모호해 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버스 업계에는 그동안 ‘어떤 음식이 되고, 어떤 음식이 안 되느냐’는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내가 피자 한판 사서 버스 타면 쫓겨나나?’ ‘장 보는 것도 안 되고, 만두 등 포장해서 가져가는 것도 안 되나?’는 등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김정윤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구체적 기준을 요구하는 시민과 운전사의 민원이 계속 들어왔다”며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기준을 마련했다”고 했다.  
서울의 시내버스에는 지난달 8일부터 단계적으로 버스 안 음식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이 붙었다. 임선영 기자

서울의 시내버스에는 지난달 8일부터 단계적으로 버스 안 음식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이 붙었다. 임선영 기자

세부기준에 따르면 종이상자 등으로 포장된 치킨‧피자같은 음식,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병에 담긴 음료, 비닐봉지 안에 담긴 채소‧어류 등의 식재료는 버스 반입이 허용된다. 반면 ‘가벼운 충격으로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는 음식’은 갖고 탈 수 없다. 포장돼 있지 않아 버스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마찬가지다. 음료수·떡볶이‧치킨 등이 담긴 테이크아웃 컵이 이에 해당한다. 또 버스 안에서 음식을 먹는 승객은 기사가 하차시킬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시내버스에는 컵에 든 떡볶이 등 포장되지 않은 음식물을 갖고 탈 수 없다.[중앙포토]

서울 시내버스에는 컵에 든 떡볶이 등 포장되지 않은 음식물을 갖고 탈 수 없다.[중앙포토]

 
서울시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금지 세부 기준
◇반입 금지 
-뜨거운 음료나 얼음 등이 담긴 일회용 컵 
-치킨·떡볶이 등이 담긴 일회용 컵 
-여러 개의 일회용 컵을 운반하는 용기 등에 담긴 음식물 
-뚜껑이 없거나 빨대가 꽂힌 캔, 플라스틱 병 등에 담긴 음식물  
 
◇반입 허용  
-종이상자 등으로 포장된 치킨·피자 등 음식물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 병 등에 담긴 음료 
-따지 않은 캔에 담긴 음식물 
-밀폐형 텀블러 등에 담긴 음식물 
-보온병에 담긴 음식물 
-비닐봉지 등에 담긴 채소·어류·육류 등의 식재료 
 
 
 
쓰레기장된 정류장 … 분리수거함도 등장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성당앞 버스 정류장 의자에 테이크아웃 컵들이 버려져 있다. 염태정 기자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성당앞 버스 정류장 의자에 테이크아웃 컵들이 버려져 있다. 염태정 기자

버스 안 음식 반입이 제한된 건 지난해 말 시 의회에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운행 기준에 관한 조례’가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부터 단계적으로 모든 시내버스와 정류장에 관련 ‘픽토그램’도 붙였다. 하지만 버스 안에 음식을 못 들고 타게 하자 또 다른 골칫거리가 생겼다. 일부 승객들이 마시던 음료를 정류장 의자 등에 그대로 버리고 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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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 정류장 쓰레기 봉투에는 테이크아웃 컵들이 꽉 차있고, 쓰레기통 위까지 컵들이 버려져있다. 임선영 기자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 정류장 쓰레기 봉투에는 테이크아웃 컵들이 꽉 차있고, 쓰레기통 위까지 컵들이 버려져있다. 임선영 기자

테이크아웃 컵이 문제가 되자 서울 서초구는 정류장 등에 테이크아웃 컵 분리수거함(일명 ‘서리풀컵’)을 설치하기도 했다. 최근 40개를 추가로 놓아 총 114개가 됐다. 높이 120㎝, 폭 70㎝ 크기의 이 분리수거함은 일회용 컵 모양을 본 따 만들었다. 
서울 서초구 버스 정류장에는 테이크아웃 컵을 버리는 분리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사진 서초구청]

서울 서초구 버스 정류장에는 테이크아웃 컵을 버리는 분리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사진 서초구청]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공질서를 지키는 시민 의식을 높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도 정류장에 분리수거함 설치를 늘리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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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