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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보폭 넓히는 北 김정은…IOC 위원장 만나고, 北 매체는 중국 편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일정은 모두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현지지도는 지난 2월 4일 신형 평양 무궤도전차 시운전 현장에 나온 게 마지막이다. 2개월 가까이 대내 일정이 아닌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엔 5~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을 접견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더니 25~28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달 27일엔 판문점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는 최초의 북한 지도자가 된다. 이어 5월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1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하는 김정은 위원장 일행.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1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하는 김정은 위원장 일행.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은 깜짝 방중 일정에 이어 1일엔 남측 예술단의 평양 단독 공연에도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내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김정은은 1일이 아닌 3일로 예정된 남북 합동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일에 일정이 생겨 1일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엔 부인 이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동행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북중인 토마스 바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접견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북중인 토마스 바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접견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뉴스1]

 
 한ㆍ미ㆍ중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지 않은 외교 일정도 꾸리며 국제사회에 자신의 존재감을 살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평양에서 접견한 것이 대표적이다. IOC 위원장은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며, 어느 국가를 가도 국빈 대우를 받는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달 31일 김정은이 바흐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바흐 위원장은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인물이다. 출전권이 없는 북한 선수들을 위해 특별 출전권인 와일드카드를 배정했고, 남북 단일팀과 개막식 공동 입장도 승인했다.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바흐 위원장의 이번 방북에 대해 “북한 측에서 초청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정은이 IOC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하는 형식으로 세계 스포츠 수장을 평양에 불러들인 것이다. 김정은은 바흐를 만나 “얼어붙었던 북남 관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그 기회를 제공해주고 길을 열어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로”라고 추켜세웠다. 여느 정상국가 지도자처럼 외교 관례상의 인사를 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나선 셈이다. IOC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IOC는 회동 이후 본지에 입장을 보내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과 유익한(fruitful)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외교 캘린더는 5월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이를 앞두고 외교술도 세심히 다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관리 감독 하에 제작되는 노동신문은 1일 미ㆍ중 무역전쟁에 대한 ‘정세해설’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미국은 중국과 끝까지 대결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명백한 것은 중ㆍ미 무역전쟁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패권을 내놓아야할 처지에 빠져들고 있는 미국과의 심각한 대립의 산물이라는 것”이라며 중국 편을 들고 나섰다.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밀착하며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외교 전략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관영 조선중앙TV는 1일엔 북ㆍ중 합작영화 ‘평양에서의 약속’을 4년만에 방영하기도 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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