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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비

비                       

-최영철(1956~ )
 

시아침

시아침

비 내린다
하늘에서
내린다
물은 더
필요없다고
내린다
너희들 먹으라고
내린다
땅이 맛있게
받아먹는다
오늘은 먹고 남아
아래로 아래로
보낸다
여기도 되었다고
쨍쨍 해 편에
돌려보낸다  
 
 
간혹 가뭄이 들고 홍수가 나기는 해도 비는 대개 필요한 만큼 지상에 내린다. 물은 자연스레 순환한다. 자연은 본래 넉넉한 것이다. 하늘은 더 필요 없어서 비를 내려주고 땅은 충분히 먹고 다시 물을 하늘로 올려보낸다. 물의 흐름엔 흠잡을 데가 없다. 흠은 인간에게 있다. 인간은 본래 넉넉한 법이 없다. 자연의 순환 고리를 도처에서 막고 끊어 지구를 몸살 나게 한다. 그러나 결국에 다치고 목마르는 건 지구가 아니라 세입자, 인간들이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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