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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선원 엠바고 갑자기 해제 … 청해부대 급파 홍보 급했나

지난달 27일(한국시간)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피랍된 한국 선원들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정부가 갑자기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결정을 내려 논란을 빚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가나의 수도 아크라 인근 해역에서 한국 선적의 참치잡이 어선 마린 711호(455t급)가 해적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지난달 27일 오전 2시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5시30분)에 납치됐다. 배에는 선장·항해사·기관사 등 한국인 3명과 대부분 가나 국적의 현지 선원 40여 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9명으로 구성된 납치 세력은 마린 711호를 납치하기 전 그리스 선적 탱커(유조선) 두 척을 탈취하려다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억류한 그리스인 2명을 마린 711호에 함께 태워 나이지리아 해역쪽으로 이동했다.
 
이후 배를 추적하던 나이지리아 해군 항공기가 “조만간 해군 함정이 도착할 예정”이라며 경고하자, 납치 세력은 베넹과 나이지리아 경계 해역에서 한국인 3명과 그리스인 1명, 가나인 1명 등을 자신들의 스피드보트(고속 모터보트)에 태운 뒤 대양 방향으로 도주했다. 선박 추적 과정에서 가나·나이지리아 등 현지 해군이 출동했지만 스피드보트를 이용해 도주한 이후로는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중국 신화 통신은 지난달 31일 납치된 한국인들이 나이지리아 남부 바이엘사주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피랍 사실이 확인된 직후 선원들의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출입기자단에 엠바고를 요청했고 기자단은 이를 수용했다. 통상 해외 납치사건에선 납치범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엠바고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부는 31일 저녁 피랍 선원들의 소재가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기자단에 엠바고 해제를 통보하며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을 발표했다.
 
곧이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돌아온 직후(지난달 28일)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을 피랍 해역으로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밝혔다. 이때문에 청와대 발표를 위해 외교부가 급하게 엠바고를 해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만 해역에 머물던 문무대왕함은 이달 16일은 돼야 사건 해역에 도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1일 “외신을 통해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어 엠바고를 해제했다”며 “피랍자 가족들과도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 부산=최은경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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