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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알파고' 흔적

<준결승 3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2보(17~34)=바둑은 초반부터 '알파고' 흔적이 물씬 묻어난다. 좌상귀는 지난해 5월 커제 9단이 비통하게 눈물을 쏟았던 알파고와의 3번기 대결에서 나왔던 모양이다. 당시 커제 9단은 대국 내내 머리를 쥐어뜯고 몸을 비틀며 알파고 쇼크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가 보이지 않는 기계를 상대하며 얼마나 괴로웠는지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보

기보

그도 그럴 것이 커제 9단과 상대했던 알파고는 이미 완전체에 가까워 결점을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바둑의 정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만약 알파고가 은퇴하지 않고 바둑계에 더 오래 머물렀다면, 사람의 바둑은 훨씬 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은 알파고의 흔적을 더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다. 
 
좌상귀를 보자.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28로 들여다볼 때 '참고도' 흑1로 잇는 게 물 흐르듯 당연했다. 흑1로 이으면 백2로 뛰어 △를 활용하는 식의 전개가 이어졌다. 흑1로 잇는 것 말고 다른 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참고도

참고도

하지만 알파고는 달랐다. 백의 의도대로 순순히 이어주지 않고 29로 뛰어 반발했다. 이 수를 보고 커제 9단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덧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 알파고의 신수는 마치 새로운 정석처럼 굳어졌다. 이제는 '참고도'보다 실전 진행이 더 자주 나타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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