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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봉침 여목사' 논란…검찰·법원·지자체가 권력 하수인?

전주시와 공지영 작가가 이른바 '봉침 여목사 사건'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됐다. 전주시가 최근 공 작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공 작가는 "한 도시가 한 작가를 고발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이나 공공기관의 부조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건 '표현의 자유'로서 존중받아야 하지만 객관적 근거 없이 검찰·법원·지자체를 한통속으로 묶어 특정 권력의 하수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는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주시가 A목사(44·여)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에 특혜를 줬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전주시와 시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공 작가를 전주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백순기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은 "전주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해당 시설을 처리해 왔다. 특혜나 비호는 절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지영(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앞서 A목사는 허위 경력증명서를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시설을 설립해 기부금 및 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해 6월 불구속기소 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A목사는 의료인 면허 없이 직원 2명의 몸에 봉침을 시술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지난달엔 자신이 입양한 신생아 2명(현재 7세·4세)의 얼굴 등에 5차례 봉침을 놓고 차도 한복판에서 아이를 안고 눕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다.  
 
공 작가는 지난해부터 전주 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주민사랑방' 문태성 대표 등과 함께 "A목사가 남성 성기에 봉침(벌침)을 놓는 시술을 이용해 전북 지역 이너서클(inner circle·핵심 권력층)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돈과 이권을 챙긴 정황이 있는데도 검찰이 이들 외압에 굴복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른바 검찰의 수사 축소 및 정·관계 연루설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엔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이 포진한 민주평화당까지 가세해 '봉침 여목사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지난달 22일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A목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지난달 22일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A목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하지만 공 작가 측 주장 일부는 사실이 아니거나 정황에 의존한 것이어서 '누구를 위한 의혹 제기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북 지역은 검찰과 법원은 물론 전북도와 전주시 같은 지자체까지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한 몸처럼 움직이는 구조여야 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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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작가 측은 지난달 전주에 부임한 한승 전주지법원장이 전주 출신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전주 신흥고 동문인 점, A목사의 사기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형사6단독 정윤현 판사)가 바뀐 점 등을 들어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 이 사건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전주지법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장과 재판부가 바뀐 건 법원 전체 차원에서 난 정기 인사 때문이지 누구를 비호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게 아니다"며 "재판이 누군가에 의해 좌우된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고 사법부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인기 전주시 생활복지과장이 지난달 29일 공지영 작가가 전주시와 시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전주지검에 고발장을 내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김인기 전주시 생활복지과장이 지난달 29일 공지영 작가가 전주시와 시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전주지검에 고발장을 내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 작가 등은 지난 1월 10일 전주지법 행정2부(부장 이현우)가 A목사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 단체 및 복지시설이 전북도와 전주시를 상대로 낸 직권취소 처분 및 비영리민간단체 등록말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도 문제 삼았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해 10월 18일 A목사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의 설치 신고를 직권 취소했다. 전북도도 같은 달 23일 A목사가 대표로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말소한 바 있다.
 
공 작가는 당시 본인 페이스북에 "전주시장님께서는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남겨두고 '자격미달'이라 스스로 인정한 봉침목사네 센터를 굳이 공익을 위하여란 구차한 이름으로 정상화시켰다"고 적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분명 범죄를 저지른 것은 A목사인데 전주시와 전북도는 사건을 은폐하다 못해 공범 아니 적극적 주범이 되어가는 듯하다"고도 했다. 전주시와 전북도가 A목사를 봐주기 위해 소송 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이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하지만 전주지법 측은 "해당 재판부는 행정집행법상 (복지시설 및 단체 운영을) 취소하면 금전적 손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고 부인했다. 지자체의 봐주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주시 등은 A목사가 도로에서 아이를 안고 누운 사진 등 재판부에 자료도 많이 내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공 작가 측은 줄곧 검찰이 A목사를 횡령 혐의로 기소하지 않은 것을 두고 '축소 기소'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 측은 "외려 A목사에게 적용된 사기가 횡령보다 형량이 무겁다"며 '수사 확대'라고 반박한다. 형법상 횡령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최근 송인택 전주지검장은 "당시 수사에는 전혀 문제없다. 외압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공 작가 측은 여전히 "A목사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사가 기소를 축소하고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증언이 담긴 검찰 진술조서의 서명을 누락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대검으로 영전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전주지검 측은 "서명 누락은 검사의 잘못이 맞지만 단순 실수였고, 대검 발령과 A목사 사건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과 법원이 여러 경로로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는데도, 공 작가가 '봉침 여목사와 연관이 있다'며 저격한 정치인들은 속앓이만 할 뿐 수사 의뢰나 공개 대응은 꺼리는 분위기다. 공 작가가 팬덤이 두터운 스타 작가인 데다 현 정부 인사들과도 가까워 자칫 누명을 벗으려다 구설만 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 작가는 그동안 A목사를 두둔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로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승수 전주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을 직·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지난달 29일 현직에서 사퇴하고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승수 시장 측 한 관계자는 "김 시장은 그동안 억울하지만 '공 작가는 우리 편'이라는 생각에 공개 대응을 삼갔다"며 "A목사를 거짓말쟁이 취급하는 공 작가가 정작 김 시장을 '오빠'라 부르고 '20년 지기'라고 하는 A목사의 거짓말을 근거로 둘 사이를 유착 관계로 모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했다.
 
한편 공 작가는 지난달 28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주시청과 전주시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당신(김승수 시장)이 봉침을 맞았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한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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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