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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불거진 수능·내신 확대…교실붕괴는 어떻게?

교육부와 여당이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 정시 모집 비율 확대를 독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시모집은 사실상 수능으로 학생을 뽑는다.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정책연구소(이하 ‘더미래연구소’)는 대입 평가요소를 수능·내신으로만 한정할 것을 최근 제안했다. 대입에서 모든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폐지하고 수능전형, 내신전형, 수능+내신전형만 유지하자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말 내놨다. 세 전형의 비율을 동일하게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더미래연구소는 최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김기식 전 의원이 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부와 여당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9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와 여당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9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뉴스1]

현재 대입에서 학생을 뽑을 때 활용하는 요소는 크게 네 가지다. 수능, 내신, 비교과, 대학별 논술 고사다. 이중 비교과는 동아리·봉사활동 같은 활동을 일컫는다. 대학별 고사로는 논술·면접 등이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에서는 전형에 따라 내신·비교과·논술·면접 등의 요소를 2~3개 이상 조합해 합격자를 가려낸다.
 
2000년대 중반까지 대입의 평가 요소는 사실상 수능과 내신뿐이었다. 학력고사가 ‘암기 위주 시험’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1993년 수능시험이 도입됐다. 1997학년도에 수시 전형이 도입됐지만, 비율이 낮아 대입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반까지 대입은 수능과 내신 위주였다. 학력고사에 대한 비판으로 수능이 도입됐지만, 수능 위주 대입이 ‘성적으로 학생을 줄 세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수시가 확대됐다. 수능에 대비하는 사교육을 줄이고, 고등학교 교실이 수능 준비에만 매달려 공교육이 입시 대비 교육으로 왜곡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도 있었다.
자료: 더미래연구소

자료: 더미래연구소

수시 모집의 대표적인 전형은 2008년 도입된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학지원자를 성적만으로 줄 세우지 않고 학생의 소질과 경험·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는 취지다. 입학사정관 도입 초반에는 학교 외의 외부 수상 경력, 영어 인증시험 등까지 반영됐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 전형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난이 일면서 2015학년도부터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개선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학종의 비율이 급격히 확대됐다. 정부는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학종 확대를 유도했다. 2005년 전체 44%였던 수시모집 인원은 2019년 76.2%로 많이 증가했는데, 이중 학종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2015학년도에 18.7%였던 수시 내 학종 비율은 2018학년도에 32.1%로 증가했다.
자료: 더미래연구소

자료: 더미래연구소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도 역시 부작용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것은 공정성 논란이었다. 학종은 지원자들이 합격 기준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부모와 사교육의 영향력이 커서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고 불렸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일부 교수가 자신의 자녀를 자기 논문의 공저자로 올리는 등 문제가 불거져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또 고교별로 비교과 프로그램이 다르고, 교사별로 학생부 기재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수능·내신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같은 비교과가 중요해지면서 학생들의 대입 부담도 커졌다. 자기소개서 컨설팅, 학생부 관리 등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도 성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종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지역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한 측면도 있다. 학종 확대를 찬성하는 교사들은 “학종 도입으로 교실 수업에 토론이 확대되는 등 수업이 다양화되고,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각에서 나오는 학종 폐지 제안에 대해 “학종을 폐지하는 것은 교실 붕괴를 우려했던 2000년대 초반으로 퇴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 서울지역 10개 대학이 2015~2017학년도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학종이 정시에 비해 일반고·비수도권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 합격자를 전형별로 나눠 보면 학종에선 지방 출신이 44%, 정시의 2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반고·비수도권 수험생들에겐 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수능을 잘 봐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는 것보다 수월하다는 얘기다. 서울 강동구의 한 일반고 교사는 “학종의 공성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학종의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한 채 대입으로 수능·내신 위주로 바뀌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교육부는 올해 8월까지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국가교육회의에 상정할 대입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런 시기에 여당에서  ‘학종 폐지’ 의견이 나왔다. 대입 평가요소를 단순화하면 학생들은 대비가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을 성적만으로 줄 세운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대입에서 수능과 내신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과 내신의 확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 서울 사립대의 입학사정관은 “수능과 내신이 모두 절대평가로 바뀌고, 학생의 비교과를 평가할 수 없게 되면 학생을 변별할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진다. 대부분 대학은 대학별 고사를 부활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미래연구소 보고서는 “대학이 모집단위별 수능과 내신 중 반영과목과 가중치를 둘 심화 과목 등에 대해 사전에 공지하면 변별력도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이 미리부터 준비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에선 학종 폐지 이후 고교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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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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