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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페트병도 수거 않겠다” 재활용업체 통보에 비상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A아파트는 요즘 페트병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지난 29일 재활용 폐기물 수거 업체에서 "1일부터 페트병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서다. 
500가구 이상이 사는 이 아파트는 하루 평균 1t 상당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쏟아져 나온다. 업체에서 당장 수거하지 않으면 쌓아둘 곳도 없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각 단지에 '앞으로 플라스틱류 배출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붙이고 방송까지 했지만, 페트병 등을 계속 집 안에 쌓아놓으라고 할 수도 없고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환경부의 관리지침에 따라 최근 배포한 분리배출 방법 안내문. 수거하지 않겠다는 업체측의 입장과 달리 깨끗하게 씻어 배출하면 된다는 내용이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시가 환경부의 관리지침에 따라 최근 배포한 분리배출 방법 안내문. 수거하지 않겠다는 업체측의 입장과 달리 깨끗하게 씻어 배출하면 된다는 내용이다. [사진 연합뉴스]

 
경기 지역의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비닐류와 페트병 등 플라스틱류 폐기물 처리를 놓고 비상이 걸렸다. 재활용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수거를 거부하면서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상황에 놓여서다.
1일 경기도와 자원수집운반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공동주택의 비닐·플라스틱류 폐기물 수거 문제가 불거진 곳은 수원·용인·화성·안산·파주·고양·남양주 등 경기도 10여개 지자체와 인천·서울 등의 일부 아파트 단지다. 
 
대부분 100가구 이상이 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문제가 됐다. 지자체가 재활용품을 직접 수거하는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수거 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어 재활용 폐기물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들은 그동안 헌 옷이나 종이·고철 등 이른바 '돈 되는 재활용품'을 모아서 수거 업체들에 팔아왔다. 이와 함께 재활용이 안 되는 비닐·스티로폼 등의 수거까지 맡겨왔다.  
 
부평구 청천동 인향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부평구 청천동 인향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런데 수거 업체들이 헌 옷·종이·고철·병류는 가져가도 플라스틱류 등은 가져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중국이 지난 1월부터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폐플라스틱, 폐지 등 24개 재활용품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데다가 그동안 중국으로 수출하던 다른 나라 물량이 국내로 대량 유입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생활폐기물처럼 재활용 폐기물 수거 비용 일부를 지자체 등이 일부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 등 일부 지자체는 플라스틱 수거지연 및 수거거부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업체에 수거·운반 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경로 자원수집운반협회 부회장은 "중국의 수입 규제 이후 플라스틱류의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공짜로 가져간다는 곳도 없는데 우리는 이걸 계속 돈을 주고 사 와야 하는 입장이라 손해가 크다"며 "이런 문제는 지속해서 정부 등에 알려왔는데 아직까지도 대책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활용 쓰레기에서 걸러낸 일반 쓰레기 더미가 목동 재활용 선별장에 쌓여 있다. [중앙포토]

재활용 쓰레기에서 걸러낸 일반 쓰레기 더미가 목동 재활용 선별장에 쌓여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예고 없는 수거 금지에 주민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46)씨는 "관리사무소에서 지난 30일 오전에는 '스티로폼과 비닐을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라'고 했다가 다음날에는 '집 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결정이 되면 처리하라'고 했다"며 "언제 결정될지도 모르는데 마냥 집안에 쓰레기를 둘 수 없어 일단 종량제봉투에 넣고 있지만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지영일아파트관리사무소협회 용인시지부장도 "수거 업체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주지 않고 갑자기 중단 통보를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며 "수거 업체에 '계약을 이양하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자체들로도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김상완 용인시 도시청결과장은 "지난주에만 관내 아파트 400곳 정도에서 플라스틱류 등 수거 문제로 문의 전화를 왔다"며 "수거 업체에도 '계약 기간에는 수거 관련 내용을 모두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엽희 수원시 청소행정팀장도 "관내 280여개 아파트에서 관련 문의가 왔다"며 "비닐이나 스티로폼은 시에서 직접 수거하기로 해서 걱정이 없지만, 페트병 등 플라스틱류는 갑작스럽게 업체들이 통보한 사안이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 [연합뉴스]

재활용품 분리수거. [연합뉴스]

 
상황이 심각하자 경기도는 재활용 폐기물 관련 민원 현황과 각 지자체가 준비 중인 대책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31개 시·군에 공문을 보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수원시 등 일부 지자체는 공동주택의 플라스틱류도 지자체가 직접 수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달 30일 25개 자치구에 비닐을 재활용품으로 배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물질을 씻어내지 않은 비닐‧스티로폼은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해 주민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간담회를 통해 이물질이 묻어있지 않은 폐비닐과 폐스티로폼은 지금과 같이 수거를 해가기로 협의했다. 일부 자치구들은 자치구 차원에서 업체들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재활용품 수거와 처리 문제를 민간 업체에만 맡겨 놓은다면, ‘이 재활용품이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하는 시장 논리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그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지자체가 업체에 위탁을 주거나, 관련 인력과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수원=최모란·임선영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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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