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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대' 극약처방 꺼낸 유승민…거취 고민 원희룡 잡을까







원희룡, 제주 4·13 행사 이후 거취 결정할 예정
유승민, 데드라인 앞두고 '양자구도' 요구에 응답
일부 반발 있지만 당 지도부도 갈등 수습에 주력
한국당行 어려워진 상황에서 원희룡 선택에 촉각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부분적 선거연대를 거론하며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잡기에 나섰다.

원 지사가 제주 4·3 사건 70주년 행사를 마친 뒤 거취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선거연대 불가'라는 당론까지 거스르며 던진 유 공동대표의 승부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달 29일 대구 MH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대구시당 개편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반발이나 국민의 오해나 이런 부분만 극복하면 부분적으로는 한국당과 선거연대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부터 당 내에서는 큰 파장이 일었다. 중도진보를 표방하던 국민의당과 개혁보수를 칭하던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에서 특정 정당과의 선거연대를 논하는 건 '금기'에 가까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출신의 한 의원은 유 공동대표의 발언이 나온 날 "유 공동대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다닌다"며 "선거연대는 우리 당이 바로 정리되는 길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발언 하루 뒤인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 공동대표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모 호남 의원은 지역 유권자로부터 육두문자가 섞인 항의 전화까지 받았다며 유 공동대표의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 내 갈등 요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유 공동대표가 무리해 선거연대를 언급한 이유는 원 지사 때문이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선거연대 발언을 했던 배경은 바른미래당 현역 도지사인 원 지사가 그동안 일관되게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대일 구도를 희망했기 때문"이라며 "저도 그걸 위해 (당 대표로서) 노력을 해보겠다 이런 약속을 여러 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쨌든 오늘 비공개 회의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고 저도 그 의견들을 잘 들었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당 내에 반대가 상당히 있지만 그런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했고 저희 스스로 어느 길로 가든 저는 (앞으로도) 갖고 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한 명이 아쉬운 바른미래당 입장에서는 출마 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원 지사의 잔류가 절실하다. 하지만 당 지지율이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한 자릿수에 머물다보니 원 지사를 설득한 명분이 없는 처지다. 당 지도부와의 대화를 통한 설득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 지사는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당에 수차례 보냈다. 최근에는 최종 결정을 위한 데드라인까지 제시하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원 지사는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으로는 (100%) 가지 않는다. 한국당은 지금 정신을 한참 못 차렸다"면서도 "꽃도 한철인데 (거취 결정을 위한) 시간이 그렇게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우선 제주 4·3 사건 70주년은 치러놓고 날을 잡더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연대라는 것은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기 위한 게 아니라 국정 운영의 견제축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기본"이라며 "지방선거에는 이변이 없고 야당의 건강한 견제 역량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사이에서는 누가 상대방을 3등으로 밀어내고 2등을 차지할 것인가 여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유 공동대표는 오는 3일을 기준으로 제시하며 당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한 원 지사의 메시지에 일종의 답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출신인 박주선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 역할을 맡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당 지도부에서도 유 공동대표의 발언을 비판하기 보단 갈등을 수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국민과 당원이 동의를 하면서 연대를 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당과 지도부가 어디 있겠나.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유 공동대표의 입장은 당의 기존 입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그러나 현재는 한국당과 선거연대를 해선 안 된다는 게 당원이나 국민의 일치된 견해"라고 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연대는 할 수 없다는 안 위원장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단 보통 지방선거를 하면 중앙당에서 지침을 내려도 각 지역 상황에 맞춰 연대를 하는 그런 관행이 있다. 유 공동대표도 이런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원 지사가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데 있어 '양자구도'에 대한 요구를 해온만큼 유 공동대표가 '중앙당에서도 그게 가능하다면 고민해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선거연대를 이번 지방선거에 적용하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유 공동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반대가 있으면 어렵다는) 전제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 지사측 관계자는 "유 공동대표의 메시지가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하자는 것일 수도 있고, 과거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나왔을 때 보수혁신에 충실하자고 했던 그런 얘기일수도 있다"며 "어쨌든 유 공동대표의 발언이 원 지사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건 느껴진다"고 풀이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 지사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 지사와 한국당의 관계가 사실상 끊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잔류와 복당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았다면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는 분석이다.

공천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당의 한 의원은 "원 지사의 복당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제 그를 위한 꽃가마는 없다"며 "이미 우리 당의 제주지사 후보 공천을 완료했기 때문에 원 지사를 다시 받아들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원 지사 입장에서는 무소속 출마도, 지지율이 낮은 바른미래당에 남는 것도 모두 부담일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당 복당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장고를 거듭하면 오히려 본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결정은 최대한 빨리 내리는 게 좋다"고 했다.

한편 제주 4·3 사건 70주년 행사에는 박 공동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원 지사와 만남을 가졌다.

lkh2011@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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