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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화공세… '대북제재' 효과 있나

북한 김정은 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의 청와대 타격 전투훈련 참관.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의 청와대 타격 전투훈련 참관. [노동신문]

 
북한이 대화국면으로 전환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강화된 대북제재가 실질적인 북한 경제 악화로 이어졌다는 다양한 단서가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대북제재 효과만으로 협상의 구도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최근 "대북제재 요인은 적다"며 다른 요인을 강조했다.
 
북한은 2018년에 들어와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하면서 전면적인 평화공세에 나섰다. 이를 두고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상장에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채택한 두 번의 대북제재가 실질적으로 북한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안보리 결의안 2321호(2017. 8. 6)가 결정타라는 것이다. 
 
안보리 결의안 2321호 이전에는 예외조항도 많았고 실질적으로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사적 표현이 아닌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대북제재는 지난해 2321호부터 시작됐다는 평가다.
 
유엔 안보리는 추가 대북제재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유엔 안보리는 추가 대북제재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2321호에는 수출을 금지하는 광물 품목이 추가돼 효과를 높였다. 제재 품목에 석탄에 이어 은, 동, 아연, 니켈 등이 포함되면서 북한을 더욱 압박했다. 석탄 수출의 급감은 가시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북한경제리뷰 2월호’에서 실증적인 변화를 제시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66.0%, 물량 기존으로는 78.5% 감소했다. 석탄은 감소한 교역 중 79% 차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북한 공관의 수익 활동도 제약해 충격이 더 컸다. 논문에서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과거와 같은 노동력 동원보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산화가 강조해 돌파를 시도했다”며 “석탄 수출이 막히자 북한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추가된 안보리 결의안 2375호(2107.9.11)는 2371호를 보완해 섬유제품에 대한 수출도 금지하며 정제유 수입에서도 상한선을 제시했다. 또한, 북한과의 모든 합작·협력 사업을 설립, 관리, 운영하는 것도 금지했고, 북한은 기존 사업을 120일 이내에 폐쇄, 신규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보낼 수 없다. 그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가 향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북한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를 찾았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해 4월 북한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를 찾았다. [사진 노동신문]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나타나는 효과를 가시적인 척도로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수출 규모 판단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중국의 대북 지원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경제가 개방적 구조가 아니며 중앙계획으로 통제되기 때문에 유의미한 통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실질적인 경제 변화 효과는 제2 경제(군사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한 경제가 어렵던 90년대 중반에 군사훈련 규모가 축소되었던 사례처럼 경제 곤란은 군사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대북제재가 원인이라면 가장 명확한 결과는 군사 부분 활동의 위축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경제리뷰 2월호’에서 군사 부분에도 효과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7년 훈련 횟수 및 강도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영향을 미쳐 북한군의 대비 태세를 약화할 수 있고, 특히 북한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유류 금수 조치”라고 분석했다. 
 
유류 수입이 제한되고 중국이 이를 충분히 보완해 주지 못해 군사 훈련이 줄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는 당장 중국이 비공식 유류 공급을 줄이지 않았더라도 향후 제한 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처로도 판단할 수 있다. 어느 판단이라도 결국 북한에 미치는 경제 효과가 이미 드러났거나 조만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해 발표한 북한의 '정부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중집회가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해 발표한 북한의 '정부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중집회가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전면적인 제재 효과만으로 북한이 협상장에 나온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소수의 권력층이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체제라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다르게 따져봐야 한다. 대다수 주민이 경제적 곤란에 빠져도 특권층에게서 나오는 충성으로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구조를 지속하려면 통치자금이 필요한데, 이런 비밀스러운 자금과 해당 부분의 경제활동을 궁정경제라고 부른다. 궁정경제에 어려움이 미칠 정도로 경제 조건이 악화할 때 제재의 효과가 달성된다는 분석이 타당하다.  
 
노동당에서 직접 관리하는 해외 수익활동이 제약되면서 김정은이 직접 관리하는 통치자금에도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괄적 궁정경제로 간주하는 권력기관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의 '해운 네트워크' 차단도 포함했다. 제재 대상이거나 북한 불법활동에 연루 의심되는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다. [사진 중앙포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의 '해운 네트워크' 차단도 포함했다. 제재 대상이거나 북한 불법활동에 연루 의심되는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다. [사진 중앙포토]

 
북한에서는 권력기관들이 개별적 사업 영역을 승인받아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여기서 얻어낸 경제적 수익으로 조직 운영과 조직원 급여를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권력기관의 경제활동 위축은 집권층의 경제 곤란으로 이어져 통치기반을 약화한다. 당장 이들 조직원의 급여가 지급되지 못하거나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악화하지 않았지만, 제재 국면이 지속할 경우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 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조직 간 이권 다툼을 격화시켜 북한 권력 내부를 붕괴하는 촉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대북제재가 오히려 단기적으로 북한 경제가 성장하는 계기로 활용된다는 견해가 있다. 북한은 외부로 수출하지 못하는 자원을 내부에서 소비하면서 자립적 경제 구조를 더 강화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수출선 다변화를 이뤄 러시아 등 제3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모색할 수 있고, 김정은이 최근 방중(3월 25~28일)에서 보여 준 것처럼 전통적인 우방국 관계를 복원 및 강화해 대북제재의 효과를 완화하는 전략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사진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사진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전략적 대응으로 궁정경제 운용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대북제재 효과는 있지만, 통치체제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며 “중국이 북한이 붕괴하지 않도록 궁정경제가 운영될 정도의 지원은 계속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최근 헬싱키 1.5트랙 회의에 나왔던 북한 측 참석자는 대북제재와 관련해 “효과가 있다”면서도 “아직은 죽고 살 문제는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의 정상회담 배경 분석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이 회담에 나온 이유는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고, 미국의 대북공격 위협 요인이 크다”고 전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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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