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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키보드 사라졌다…13년 전 아찔했던 조용필


 텀텀과 키보드 어디갔지? 과거 평양 공연 이런 일도
 
조용필씨가 1일 오후 평양 공연 무대에 선다. 지난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한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이선희·최진희·윤도현씨 등도 합류한다. 이들은 31일 전세기를 이용해 평양에 도착했다. 다음 달 20일부터 전국 순회공연을 계획 중인 조용필씨의 밴드인 위대한 탄생이 반주를 맡는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의 2005년 평양공연 장명 [유튜브 캡처]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의 2005년 평양공연 장명 [유튜브 캡처]

 
조용필씨와 위대한 탄생은 2005년 공연 때 아찔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공연을 위해 가져갔던 악기가 평양까지 운반하던 도중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용필씨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평양 공연을 앞두고 컨테이너 15개 분량의 악기와 조명, LED 전광판 등을 인천항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보냈다. 당시 북한에는 컨테이너를 싣는 트레일러가 없어 남포항에서 컨테이너를 열어 화물을 일반 트럭에 옮겨 실은 뒤 평양으로 운반키로 했다. 
 
한국 예술단 소속으로 평양 공연에 나선 가수들.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두 번째 줄 왼쪽부터 백지영, 정인, 서현, 알리, 세 번째 줄 걸그룹 레드벨벳. [연합뉴스]

한국 예술단 소속으로 평양 공연에 나선 가수들.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두 번째 줄 왼쪽부터 백지영, 정인, 서현, 알리, 세 번째 줄 걸그룹 레드벨벳. [연합뉴스]

 
2005년 공연에 관여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북측에서 5t 트럭을 준비해 와 악기 등을 옮기기로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1.5t 정도의 트럭 40여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며 “트럭이 생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난 낡은 것이어서 제대로 옮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트럭 바닥도 낡아 있었고 화물칸 옆과 뒤쪽의 칸막이가 없는 트럭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로 인해 현장의 공연 관련 담당자들이 철사를 구해 화물을 트럭에 묶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자 천천히 평양으로 이동키로 하고 운반에 나섰다. 남포에서 평양까지는 고속도로(청년영웅고속도로)여서 상대적으로 도로 상태가 좋고, 16차선으로 도로 폭이 넓은 데다 이동 차량이 많지 않아 천천히 이동하면 문제가 없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평양에 도착해 무대에 악기를 설치하던 중 비상이 걸렸다. ‘텀텀’(tom tom)이라 불리는 드럼이 사라진 것이다. 텀텀은 베이스드럼(큰북) 위에 설치해 ‘통’‘통’ 소리를 내는 드럼 세트 중 하나다. 또 다양한 음색을 연주하는 키보드 하나도 없어졌다. 당시 행사 관계자는 “평양까지 수송하던 도중 트럭에서 굴러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양에 있는 드럼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조용필씨와 위대한 탄생은 악기에 관한 한 양보가 없다”며 “악기가 없어져 남쪽에서 추가 공수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결국 사라진 텀텀 및 키보드와 동일한 종류를 다시 북쪽으로 보내 공연 직전 설치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 평양 공연을 위해 방북했던 남측 가수가 가져간 선물이 북한 당국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던 적도 있다. 모 가수가 북한의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남성 피임 용품을 대거 가져가 전달하려다 북측이 반발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공연 관계자는 “당시 모 가수가 공연을 마치고 북측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려 하자 북측 관계자가 내용물을 물었다”며 “북측에 이게(피임 도구)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가져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북측 관계자들이 “공화국(북한)을 음란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며 핀잔을 줬고, 이를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북측이 당황한 것 같았다”며 “나중에 북측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공화국을 없수이 여긴 게 아니냐’고 하기에 해당 가수는 순수한 뜻으로 선물을 준비했다고 설명해 오해가 풀렸다”고 전했다. 남과 북의 사상과 제도가 달라서 생긴 해프닝이었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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