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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대고 티켓 산다…국내 최초 영화관 핸드페이 체험해보니

롯데시네마가 13일 국내 영화관 최초로 정맥정보 인식 지불 방식을 도입했다. 카드센터에서 소지한 롯데카드에 정맥정보를 등록한 후 결제 시 손바닥만 기기에 대면 카드에서 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사진 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가 13일 국내 영화관 최초로 정맥정보 인식 지불 방식을 도입했다. 카드센터에서 소지한 롯데카드에 정맥정보를 등록한 후 결제 시 손바닥만 기기에 대면 카드에서 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사진 롯데시네마]

지갑을 여는 번거로움 없이 손바닥(hand)만 인식하면 영화티켓을 살(pay) 수 있다. 롯데시네마가 13일 국내 영화관 최초로 서울 잠실 월드타워관에 도입한 핸드페이(hand pay) 서비스 얘기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결제 시 전용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기만 하면 생체정보를 식별해 결제가 가능하다. 별도 현금이나 카드, 핸드폰도 소지할 필요가 없다”는 게 롯데시네마 측의 설명이다.  
편리할 것 같거니와 일단 신기했다. 정맥정보를 어떻게 식별한다는 걸까. 영화관 핸드페이를 직접 체험하러 가봤다. 생각보다 더 간편했지만, 결정적인 맹점도 있었다.  
등록기기에 약 4cm 간격을 두고 손바닥을 올리면 센서에서 근적외선이 나와 정맥정보가 인식된다. 기기 왼쪽 화면에 센서에 촬영된 손바닥 사진이 보인다. [나원정 기자]

등록기기에 약 4cm 간격을 두고 손바닥을 올리면 센서에서 근적외선이 나와 정맥정보가 인식된다. 기기 왼쪽 화면에 센서에 촬영된 손바닥 사진이 보인다. [나원정 기자]

26일 오전 롯데월드타워로 향했다. 롯데시네마가 있는 5층이 아닌 지하2층. 롯데카드센터가 있는 곳이다. 핸드페이를 이용하려면 일단 롯데카드를 써야 하고 전국 55곳 롯데카드센터에서 정맥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문제는 기자에게 롯데카드가 없다는 것. 그래서 해당 카드를 지닌 롯데시네마 직원 A씨가 정맥정보를 등록하는 과정부터 지켜보며 간접 체험하는 방식이 됐다. 인체에 유해하진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됐지만 막상 지켜보니 거부감을 느낄 겨를 없이 절차가 간단했다.  
먼저 창구에서 신분증을 내고 휴대폰 문자로 인증번호를 받아 본인 확인을 했다. 정맥정보 인식기기에 부착된 거치대에 손을 올리자, 손바닥보다 약간 작은 네모난 센서가 작동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센서에서 근적외선이 나와 정맥 안 헤모글로빈을 인식, 정맥 패턴을 파악하는 원리”라며 “근적외선은 의료용 기기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홍채·지문 등 몸 밖에 드러난 생체정보와 달리 정맥 패턴은 몸속에 있다는 점에서 유출이 불가능하다”면서 “일본에선 ATM 기기에서도 정맥정보인식 방식이 사용 중이고 카드사로는 롯데가 국내 최초지만, 은행 중에선 국내에도 국민·신한은행 등 이 방식을 채택한 곳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소지한 롯데카드에 정맥정보를 등록하고 다시 기기에 손바닥을 올려 핸드페이가 정상 등록됐는지 확인했다. 창구에 앉았다가 일어서기까지 딱 5분이 걸렸다.  
영화관 티켓 판매 창구에서 영화와 좌석을 고르고 핸드페이로 지불하니 1분 만에 결제가 끝났다. [나원정]

영화관 티켓 판매 창구에서 영화와 좌석을 고르고 핸드페이로 지불하니 1분 만에 결제가 끝났다. [나원정]

영화관으로 가서 티켓 판매 창구에서 영화와 좌석을 골랐다. 핸드페이 기기에 휴대폰 번호 입력 후 손바닥을 올려 정맥정보를 인식하기까지 1분 만에 결제가 끝났다. 티켓값은 아까 정맥정보를 등록한 카드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갔다. 롯데카드·롯데시네마 관계자들에 따르면 휴대폰 번호를 함께 입력하도록 한 건 “데이터 보안 우려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사항”이란다. “휴대폰 번호가 신원을 식별하는 일종의 아이디, 정맥정보가 비밀번호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핸드페이 사용시에는 휴대폰 번호를 반드시 함께 입력해야 한다. [나원정]

핸드페이 사용시에는 휴대폰 번호를 반드시 함께 입력해야 한다. [나원정]

그런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티켓 판매 창구에 늘어선 줄과 한산한 무인 티켓 발권기가 대조돼 보였다. 영화관 핸드페이의 맹점이 여기다. 지불 방식 자체는 간편하지만, 지불하기 위해선 무조건 직원이 있는 창구에서 영화 티켓을 사야 한다. 예매도 현장에 직접 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영화 티켓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예매하는 게 익숙해진 요즘 관객에겐 귀찮게 느껴질 만하다. 매장에 직접 들러 물건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 마트나 편의점과는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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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영화관은 아직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 한 곳. 전체 사용처를 보면 롯데마트·세븐일레븐·롯데리아·엔제리너스·오크밸리 등 70여 곳에 불과하다. 정맥정보를 등록한 롯데카드 회원은 현재까지 7000여 명으로 파악된다. 관계자는 “올해 안에 핸드페이 사용처와 사용자 수를 늘리고, 정맥정보 등록도 카드센터가 아닌 각 사용처에서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계열 카페나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거나, 스키장이나 사우나에서라면 핸드페이는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관 이용을 위해 핸드페이를 등록할 이유는 찾기 힘들었다. 소비 방식에 맞춤한 현실적인 서비스 개선이 요구된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사진제공=라희찬(STUDIO 706)]

멀티플렉스 영화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사진제공=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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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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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