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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MB·박근혜 뽑은 보수 반성부터 … 4년 뒤 가능성 반반”

[SPECIAL REPORT] 보수의 몰락│보수 논객 - 진보 거두에게 길을 묻다
보수 논객인 소설가 복거일씨는 지난 27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왜 이렇게 됐는가 반성부터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보수 논객인 소설가 복거일씨는 지난 27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왜 이렇게 됐는가 반성부터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보수 논객이자 소설가인 복거일씨는 2011년 12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이념을 지키는 걸 소홀히 하다가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람이 불던 때였다. 그로부터 보수 정당은 분열한 채 정권을 넘겨줬고 보수 정당 출신의 두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 보수의 제1당은 지방선거를 2달여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감이 없을 정도로 곤궁한 처지다.
 
그에게 6년여 만에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보수가 왜 이렇게 됐는가. 왜 우리는 김영삼·이명박·박근혜를 지도자로 뽑았는가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낙관론자로 부른 그는 보수정당의 위기라면서도 4년 뒤 가능성에 대해선 반반일 수 있다고 봤다. 그와의 대화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위기인가.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거나 신념이 줄어든 게 아니라고 본다. 다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려는 사람들이 약해지고, 이를 바꾸려는 세력이 커졌다. 개헌안에서도 드러났다. 보수정당의 위기일 수 있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론 스스로 보수로 규정하는 이들이 줄었다.
“사람들의 이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실망해서 투표장에 안 나가고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최근 자유민주주의나 시장경제를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는 것을 봐서, 어떤 면에서 보수 의식이 깨어났다고 본다.”
 
 일부의 얘기 아닌가.
“사회가 굉장히 관성이 크다. 촛불과 같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정설이 자리를 내줄 수 있다. 복원력이 문제일 텐데 김대중·노무현을 거치고도 복원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2011년 인터뷰에서 2011년 이명박 정권이 이념을 넘어 실용으로 간 게 잘못이라고 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이념을 넘어 실용으로 가겠다’는 이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 있다고 본다. 이념이란 게 잘난 체하는 지식인들이 다투는 주제 정도로 파악했다. 이념적 무임승차자였다. 내가 예언을 했다. ‘김영삼 정권에서 이념을 소홀하면 실용으로 가는데 그게 자기 이익이더라.’ 그게 드러나서 속이 아프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나.
“그래도 이념은 없었다고 본다. 후보로 나설 때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19세기 영국 공산주의자들의 개념에서 나온 것이다. 우파는 선거 나가기도 전에 졌다. 장수가 배신하고 적에게 투항했다고 본다.”
 
 정당이 위기라고 했는데 나아질 조짐이 있다고 보나.
“당장은 어렵다. 홍준표란 인물이 핵심이다. 홍 대표가 싸움터에서 싸울 땐 잘한다. 하지만 성격이 그래서 사람들을 추슬러 장기간으로 당을 재건하는 데 안 맞는다. 인적 청산을 하며 분열까지 됐다. 태극기 집회에 나간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 나이든 사람들이지만 마음은 순수한 사람들이다. 깨끗한 에너지를 모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지도자가 된다.”
 
태극기 집회가 보수의 중요한 부분인가.
“중요하게 보면 중요할 수 있다. 촛불은 노조의 재력으로 가능했다. 이들은 5만원, 10만원 모아서 마이크 설치하는 것이다. 태극기 집회에도 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4년 뒤엔 어떨까.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는 건 하나의 게임이다. 바둑과 마찬가지인데 본인이 잘해서 이기는 건 드물다. 상대가 실수하거나 의욕이 없거나 해서 이긴다. 이번 선거도 보수정당이 스스로 무너진 거 아니냐. 다음 선거도 지금 여당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자유한국당에서 지도자를 잘 정하느냐는 큰 의미가 없다. 현 정권엔 위기의 본질이 있는데 궁정 신하들의 정권이란 거다. 프랑스의 뒤 무리에 원수가 영국으로 망명한 루이 16세의 궁정 신하들을 두고 ‘하나도 잊지 않았다. 하나도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정권이 하는 걸 보면 노무현 정권 때를 하나도 안 잊었다. 하나도 안 배웠다. 궁극적으론 경제가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 정책을 보면 경제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 익숙하면 피로감도 커진다. 문 대통령이 노출이 심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로 간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생길 것이다.”
 
 보수정당들의 자체 노력은 없어도 되나.
“현 정권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야당이) 아무리 그럴듯한 공약을 내세운다고 ‘일 해봐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수가 해야 했는데 안 한 일이 있다면.
“왜 우리는 김영삼·이명박·박근혜를 지도자로 뽑았는가 반성했어야 한다. 세 명 다 대통령 자격이 없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당선되게 한 데 대해선 반성해야 한다.”
 
 어떤 반성을 의미하나.
“답은 각자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건 반성해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후속 조치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그게 없이 선거공학으로 갔다. 반기문을 불러올 테니 탄핵하자고 했다. 우파의 자산은 도덕이다. 도덕에 바탕을 둬야 갈 길이 보인다. 우직한 레이건·대처가 성공했다.”
 
 새로운 구심점이 될 만한 이가 보이나.
“안철수와 같은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프랑스에선 마크롱도 나왔다. 우리가 더 변동성(volatile)이 크다. 영국 총리 해럴드 윌슨은 ‘정치에서 1주일은 긴 시간’이라고 했다. 몇 년 남지 않았나.”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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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