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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2스타를 주고 싶은 크루와상

빵과 과자에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fine dining restaurant)’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외식업계에는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라는 것이 존재한다. 1900년 처음 발간된 이 미쉐린 가이드는, 미쉐린이란 성을 가진 두 프랑스인 형제가 만든 타이어 회사에서 운전자를 위해 무료로 발간한 빨간 표지의 여행 안내서다. 현재는 1년에 한 번 미쉐린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맞는 별을 레스토랑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이 미쉐린 가이드의 별은 ‘요리가 훌륭한 식당’,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식당’,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 이렇게 한 개, 두 개, 세 개로 각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참고할 만한 가이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장르불문하고 각자의 마음속에 품은 ‘나만의 미쉐린 가이드’가 존재한다면, 내게는 별 2개 이상의 가치를 가진 빵집이 있다.  
 
집에서도 시내 번화가에서도 1시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지역에 위치하지만, 이 집의 빵을 사기 위해 발걸음을 떼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을 정도의 매력이 있다는 점. 극강의 맛이라기 보다는 만드는 사람이 추구하는 맛의 진하기와 밸런스가 좋아서 선택에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세대불문하고 지역 주민과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인기 품목들은 빨리 팔려 트레이의 빈자리가 보이지만, 비교적 여유롭게 빵을 구매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내게는 큰 가산점이다. 바로 신정4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세살 배기 작은 빵집 ‘파티세리 소나(Patisserie SONA)’ 말이다.  
 
‘파티세리 소나’의 주인공 한소나씨는 30대의 젊은 여성 제과 기능장이다. 제과 기능장이란 제과제빵업계에서 순수 경력 9년 이상이거나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후 동일 직무분야에서 7년 이상 실무에 종사해야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거의 10여 년 정도를 꾸준히 한 길을 걸어야 얻을 수 있는 호칭이라 할 수 있다. 한소나 기능장에게 ‘빵과 과자’의 길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할머니와 함께 살던 유년시절, 빵집은 그녀에게 그다지 가깝고 익숙한 곳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무렵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상심에 젖어있던 한씨에게 어머니가 권한 것은 빵집 매장 아르바이트. 손끝이 야무진 소녀에게 빵집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은 마냥 재미있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가 홀에서 일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빵공장의 부장님은 크리스마스 성수기 시즌에 그에게 간단한 빵생산 업무를 맡아 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늘어가는 빵기술에 깊이 매료된 그는 대학 진학 대신 제과제빵 학원에 등록을 하고 기능사 자격증을 따게 되었다.  
 
초코페스츄리

초코페스츄리

본격적으로 들어선 현장, 몰입할수록 손에 익은 기술은 더 탄탄해지고 속도는 빨라졌다. 그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형급 제과점, 웨딩홀 제과파트, 트렌드를 주도하던 유명 제과점 등 다양한 업장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로 3년 전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은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같은 일을 하며 만난 남편 정현수씨 또한 파티세리 소나에서 기술자로 동행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좋아하는 빵들을 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이 지닌 개성과 맛의 스펙트럼이 꽤나 진하고 넒은 편이다. 한씨와 정씨 모두 ‘맛’을 표현하는데 있어 기준이 명확한 편이기 때문이다.  
 
빵을 고르던 동네 어르신들이 “이 소라빵 안에는 뭐가 들었어요?”라고 묻는 ‘크루아상( Croissant)’은 일본식 빵에서 기원된 단과자빵, 일명 소보루와 단팥빵과 크림빵 같은 종류처럼 익숙한 맛과 질감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크루아상을 좋아했기에 많이 팔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꾸준히 3년 동안 메인으로 매대에 올려놓은 한씨의 노력이 이제는 빛을 발하고 있다. 하루에 5개 남짓 팔려도 기쁜 마음으로 꾸준히 만들던 크루아상은 물론, 다크 초콜릿을 녹여 크루아상 위에 씌우고 캬라멜라이즈한 아몬드 슬라이스를 포인트로 얹은 초코 페이스트리 역시 점점 빨리 없어지는 현상이 그 방증이다.  
 
또 파티세리 소나의 에그 타르트는 여타의 비쥬얼과 다른 높이를 자랑한다. 기존에 많이 쓰는 타르트 반죽이 아닌 버터 함량이 많은 파이 반죽을 밀고, 그것을 말아서 잘라내 도톰한 바닥을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을 채우는 만족감이 꽤 높다.  
 
한씨에게는 처음 빵을 시작하던 시절 일을 배우던 부장님의 작업복에 새겨져있던 기능장 마크가 일하면서 이루고 싶은 막연한 목표였다. 10년을 훌쩍 넘는 경력과 근성으로 그것을 이룬 지금, 어엿한 기술자로서 신정동에서 오랫동안 빵 굽는 내음을 풍기고 싶다는 것이 한씨 부부가 꿈꾸는 풍경이자 희망이다. ●
 
▶파티세리 소나 주소: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948-26 문의: 02-2606-4454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10시 휴무: 수요일 
 
『작은 빵집이 맛있다』의 저자. ‘김혜준컴퍼니’대표로 음식 관련 기획·이벤트·브랜딩 작업을 하고 있다. 르 꼬르동 블루 숙명에서 프랑스 제과를 전공했다. ‘빵요정’은 그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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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