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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과장된, 더 극적인 패션으로 승부하라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린 2018 가을·겨울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날씨는 악재이자 호재였다. 매서운 꽃샘 추위와 때아닌 눈·비가 이어지며 쇼장(동대문디자인플라자) 주변은 예년과 다른 모습이었다. 멋을 뽐내려는 패션 피플들이 잔뜩 움츠러든데다, 연예인들을 향한 촬영 경쟁 역시 짧게 마무리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BLIN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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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만큼 행사 분위기가 차분해지면서 주인공인 패션쇼, 그리고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 국내 대표 디자이너 39개 팀의 컬렉션 중 주목받았던 장면과 키워드를 정리했다.  
MISS GE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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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고 잇고 비틀고…‘해체주의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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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편집몰인 ‘리스트(Lyst)’가 지난 연말 발표한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해체주의 스트리트’(2017 패션 보고서)다. 찢어내고 자르고 이어붙이고 비튼 디자인, 그러면서도 과거 해체주의를 대표하던 메종 마르지엘라 식의 정교한 방식이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구현한 일상복이 대세라는 이야기다.  
 
Youser

Youser

이번 패션위크에서는 이 기조를 이어간 컬렉션이 유독 많았다. 특히 신진들이 이를 이끌었다. 디자이너 이무열의 ‘유저(Youser)’가 대표적으로, 해체주의 스트리트의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점퍼와 안에 입은 티셔츠 일부를 붙여 일체형으로 만든다거나 롱코트의 상하를 지퍼로 연결하는 식이었다.  
Youser

Youser

의도적인 왜곡도 거침이 없었다. 큼지막한 재킷의 단추를 일부러 엇갈리게 채워 전체적 실루엣을 비대칭으로 변형시키는가하면 등산복·운동복에서 사이즈를 조절하는 스트링을 티셔츠와 바지 곳곳에 달았다. 독특한 장식이 되는 동시에 입을 때마다 형태를 달리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UL:KIN

UL:KIN

 
이성동 디자이너의 ‘얼킨(UL:KIN) 역시 옷의 비정상적 해체를 반복해서 보여줬다. 코트 깃이 본판에서 떨어져 나가며 하나의 장식이 된다거나, 터틀넥 니트의 목 부분 일부를 잘라 늘어뜨린 자체만으로도 무심한 듯 독특한 디자인이 됐다.  
BESFXXX

BESFXXX

 
이제 막 서울패션위크에 진입한 ‘제네레이션 넥스트’ 디자이너에게서 이러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김보나·임재혁 듀오 디자이너의 비스퍽(BESFXXX)은 셔츠를 겹겹이 이어붙인 재킷이나 셔츠 소매단을 스카프처럼 장식한 셔츠를 선보였다. 특히 피 묻은 거즈를 여러 개 겹쳐 놓은듯한 트렌치 코트는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만큼 압권이었다.
Youser

Youser

 
오버사이즈에 컬러·무늬 섞어라…‘맥시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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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더 화려하게, 더 극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서울패션위크에 나선 디자이너들은 마치 이렇게 경쟁하는듯 했다. 요 몇 년 구찌가 이끄는 메가 트렌드, 바로 ‘맥시멀리즘’이 2018년에도 계속될 것임을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말이다. 과장된 오버 사이즈부터 서로 충돌하는 컬러와 무늬, 풍부하고 다양한 소재의 혼합까지 맥시멀리즘의 대표 요소들이 고루 등장했다.  
 
MAXXI J

MAXXI J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Push Botton)’은 아예 쇼 테마를 ‘맥시멀리즘과 미니멀리즘’으로 잡았다. 어깨 너비에 두 배는 족히 될 법한 재킷과 코트가 등장해 ‘과장의 정석’을 지키는가 싶더니, 사이사이에는 맥시멀리즘의 반어적 디자인도 선보였다. 예컨대 재킷에 재킷, 베스트에 셔츠, 스커트와 셔츠 원피스 등으로 복잡하고 화려하게 껴입은 모델들의 옷이 기실 알고보면 한 벌을 이어붙인 착시였던 것이다. 또 컬렉션 전체에서 다양한 체크를 과감하게 섞어 스타일링 한다거나 호피·에스닉 무늬를 과감하게 녹여내기도 했다.  
 
BLINDNESS

BLINDNESS

이재형 디자이너의 ‘막시제이(MAXXI J)’의 맥시멀리즘은 컬러의 충돌이 돋보였다. 눈이 시리게 쨍한 블루와 오렌지를 엄청나게 큰 롱패딩에 녹여내는 시도, 붉은색 트위드 코트에 강렬한 레드 점프 슈트를 짝짓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양한 형태의 오버사이즈 모자들 역시 맥시멀리즘을 최고조로 이끄는 한 수였다.  
Push Bu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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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해외 바이어·프레스들의 최고 찬사를 받았던 신규용·박지선 디자이너의 ‘블라인드니스(BLINDNESS)’는 이번에도 가장 극적인 비주얼을 보여줬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성별을 알 수 없는 남녀, 패딩을 주름처럼 접고 펴면서 볼륨 있는 점퍼·스커트 등으로 변주한 의상, 그리고 이를 꽃무늬 보디슈트와 짝짓는 스타일링까지 숨죽이며 볼 수밖에 없었던 캣워크였다.
 
MAXXI J

MAXXI J

미투부터 비트코인까지… ‘메시지 패션’
MISS GEE COLLECTION

MISS GEE COLLECTION

트럼프 이민자 정책 반대부터 성 소수자 존중까지, 최근 해외 패션위크에서는 패션의 동시대성을 반영하고 디자이너 각자가 목소리를 내는 무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BIGPARK

BIGPARK

 
지춘희 디자이너의 ‘미스지 컬렉션’은 쇼 도입부에 캐치 프레이즈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을 연달아 등장시켰다. 다양한 회색 의상과 짝지은 티셔츠에는 #METOO #WITHYOU #SPEAK #TRUST 등의 해시태그가 박혔다. 에두르지 않는 직설적 화법으로 전한 강력한 메시지였다.  
 
비스퍽 역시 미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스타일링을 선보임으로써 지금껏 진실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한계를 표현했다. 마스크는 ‘익명성’의 상징적 아이템에 다름 없었다.  
LIE

LIE

 
미투만큼이나 우리 사회를 들뜨게 한 ‘비트코인’ 역시 패션쇼의 테마가 됐다. 얼킨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을 인용한 “돈은 충실한 하인이지만 형편없는 주인이다(Money is a great/best servant but a bad/worst master)”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쓰임새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를 피력했다. 격언의 일부가 적힌 티셔츠를 비롯해 코인 프린트의 점퍼·청바지·원피스 등을 내놓으며 일확천금을 꿈꾸는 시대상을 꼬집었다.  
LIE

LIE

 
박윤수 디자이너의 ‘빅팍(BIGPARK)’과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옷으로 풀었다. 빅팍은 ‘늑대를 구하라(Save the Wolf)’라는 테마로 늑대 프린트의 레드 코트, 문구가 담긴 스웨트셔츠 등을 등장시켰는데, 양갈래를 딴 모델은 마치 인디언 소녀처럼 순수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우리 지구의 원형을 상징하는듯했다. 라이 역시 북극의 빙산과 이누이트족 전통 문양 등을 주요 패턴으로 변형시키며 컬렉션의 메시지를 전했다. 
BESF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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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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