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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유약한 합의’ 할까봐? 트럼프, FTA 카드로 견제구

트럼프. [신화=연합뉴스]

트럼프.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양국이 사실상 타결했다고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북핵 합의 이후로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에서 한 연설에서 “나는 그것을 북한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개정을) 연기할 수도 있다”면서 “그게 (북핵 협상의) 매우 강력한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곧이어 그는 “나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대우받고, 북한과 협상도 매우 잘 될 수 있도록 보장받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개정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 28일 “미국과 한국 노동자들을 위한 위대한 합의”라고 평가했는데 하루 만에 한·미 FTA 개정 문제를 북핵 협상 카드로 쓰겠다고 한 셈이다. 사실 이 같은 기류는 전날에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관련 트위터에서 “이제 우리의 중요한 안보 관계에 대해 집중하자”는 말을 했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다음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측에 ‘완전한 비핵화’ 입장에서 물러서지 말라고 압박하기 위해 한 말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한·미 담판 구도에 중국도 개입한 상태에서 한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 노선을 미국과 함께 유지하도록 압박할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다. 이날 발언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일자가 4월 27일로 확정 발표된 지 몇 시간 안 돼 나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다.
 
정치전문지 힐은 “북한으로부터 핵 양보를 견인하기 위해 한·미 간 단일한 입장 유지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일부 관료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합의 도달에 치우친 나머지 ‘유약한 합의’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또한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은 한·미·일 3국 동맹에서 ‘약한 고리(weak link)’로 분류된다”면서 “한국이 북한과 너무 성급하게 합의할까 봐 백악관이 우려하던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미 FTA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에 대해 백악관 라즈 샤 부대변인은 “한·미는 원칙적으로 위대한 새 FTA 합의에 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협상을 포함해 모든 관련 사항을 고려하고 있으며, 확정된 합의 내용에 서명하는 최적의 시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협상 주체였던 미 무역대표부(USTR)는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악관으로부터 추가적인 설명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현재로선 트럼프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란 의미다.
 
한·미 FTA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협상 창구인 USTR과 원칙적 타결의 후속 조치로, 개정 협정의 문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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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