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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살리고 떠난 미얀마 근로자 … 장학금으로 응답한 한국

그는 조국도 아닌 나라에서 사고로 눈을 감으며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렸다. 그의 유족은 정부로부터 받은 장례 지원금까지 그 나라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미얀마 출신의 근로자 윈톳쏘(45)는 제2의 고향으로 여기던 한국에서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중앙일보 3월 6일자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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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으로 한국인 4명의 생명을 구하고 숨진 미얀마 근로자 윈톳쏘. 그는 영면 장소로 마지막까지 일했던 밀양을 택했다. [중앙포토]

장기기증으로 한국인 4명의 생명을 구하고 숨진 미얀마 근로자 윈톳쏘. 그는 영면 장소로 마지막까지 일했던 밀양을 택했다. [중앙포토]

윈톳쏘의 마음에 응답하기 위해 이번에는 한국이 나섰다. 미얀마 한인회가 윈톳쏘의 모교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미얀마 유일의 영자지인 미얀마 타임스는 27일자 신문 1면에 전성호 한인회장이 윈톳쏘의 누나 띠다르눼(49)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진을 실었다. ‘윈톳쏘의 희생의 기억은 계속 살아 숨쉰다’는 제목을 달았다. 장학금 전달은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대사가 전날 사의를 표하기 위해 윈톳쏘의 유족을 대사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이뤄졌다. 현지 방송사 MRTV-4도 이 현장을 취재했다. 미얀마의 노동부 당국자가 참석하는 등 미얀마 정부 역시 큰 관심을 보였다.
 
미얀마 영자지 미얀마타임스가 27일자 1면에 전성호 한인회장(오른쪽)이 윈톳쏘의 누나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가운데는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 대사.

미얀마 영자지 미얀마타임스가 27일자 1면에 전성호 한인회장(오른쪽)이 윈톳쏘의 누나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가운데는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 대사.

한인회의 장학금은 윈톳쏘가 다녔던 고교의 저소득 계층 학생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전성호 회장은 “한인회가 이곳에 있는 한 계속해서 장학금을 지원할 것”이라며 “한인들이 모은 성금액에 따라 향후 장학금 규모도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화 대사는 띠다르눼에게 “동생의 장기 기증을 결정한 데 대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며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고귀한 나눔의 정신에 많은 한국인이 감동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 “한국 정부가 신남방 정책을 통해 미얀마 등 아세안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특히 국민 간의 마음을 연결하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며 “이번에 동생이 보여준 거룩한 나눔의 정신은 한국민이 미얀마 국민의 따뜻한 나눔과 베풂의 정신을 더욱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띠다르눼는 “동생을 간병하기 위해 한국으로 갔는데 이미 상태가 굉장히 위중했다. 동생을 위해 최선이 무엇일지 생각한 뒤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윈톳쏘는 2012년 취업비자로 입국해 4년 동안 한국에서 일했고, 미얀마로 돌아갔다가 지난해 다시 한국에 왔다. 지난 1월 밀양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하면서 뇌를 크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윈톳쏘의 가족은 의료진에 먼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그의 심장과 간, 신장(2개) 등 4개의 장기는 한국 환자들에게 이식돼 생명을 구했다.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하는 외국인은 1년에 1~2명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윈톳쏘의 가족은 평소 나눔의 삶을 실천해 온 동생의 정신을 존중하는 뜻에서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한국 정부는 윈톳쏘의 유족에게 진료비 지원금 180만원과 장례 지원금 360만원을 지원했으나 유족은 전액을 아동복지기관에 기부했다. 윈톳쏘는 생전 희망대로 경남 밀양에 안장됐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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