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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襟度<금도>

자주 쓰지만 오용할 때가 적잖은 단어다. 襟(금)이라는 글자는 가슴 부위에 해당하는 옷깃을 가리키는 글자다. 따라서 눈에 많이 띈다. 남에게는 숨기려고 해도 제대로 숨길 수 없는 곳이다. 아울러 글자는 사람의 ‘마음’을 지칭한다. 옛 사람들은 마음을 품는 곳이 가슴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음 글자 度(도)는 정도와 크기, 수준 등을 나타낼 때 붙는 글자다. 본래 크기나 길이 등을 재는 의기(儀器)를 말했다. 흔히 길이와 부피, 무게 등을 지칭하는 도량형(度量衡)이라는 말에 자주 등장한다. 이제는 잣대 또는 기준이라는 뜻에서 법도(法度)와 제도(制度)의 의미로 쓴다.
 
금도(襟度)라고 적으면 가슴의 크기다. 그냥 육체의 가슴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가짐의 크기를 드러내는 말이다. 남을 헤아려 받아들일 줄 알고, 서로 어울릴 줄 아는 능력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금도를 넘다”고 하는 말은 쓰임이 옳지 않다.
 
마음은 어쩌면 헤아림이 근본일 수 있다. 먼 세상 한 곳의 홀로 떨어진 장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남과 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처지라면 이 마음가짐의 근본 바탕인 헤아림에 밝아야 한다.
 
흉금(胸襟)은 가슴(胸)과 그 앞의 옷깃(襟)이다. 가슴에 품은 생각이나 뜻, 또는 그의 크기를 가리킨다. 심금(心襟) 역시 같다. 가슴에 품은 생각이나 의지다. 금기(襟期)는 가슴으로 품는 기대, 희망, 뜻을 가리킨다.
 
그저 옷깃을 가리킬 때는 의금(衣襟)이다. 하지만 이를 잘 만져야 한다. 옷깃 잘 매만지는 일은 정금(整襟)이다. 가다듬는다는 뜻의 整(정)이 붙었다. 염금(斂襟)도 그렇다. 옷깃을 잘 매만진 뒤 남을 정중하게 대하는 자세다. 제대로 거둔다는 뜻의 斂(렴)을 붙였다.
 
옛 사람들은 옷깃 하나에도 이렇듯 무거운 의미를 담았다. 요즘 성추행을 비롯해 우리사회에 닥치는 많은 혼란을 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조그만 옷깃에도 제 도덕적 성찰(省察)의 시선을 던졌던 옛 사람들의 마음에서 우리는 너무 멀어진 것은 아닐까. 
 
유광종 중국인문 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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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