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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세월호 7시간 비밀 푼 신용카드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정치란 협상보다는 협박의 기술인가. 정봉주 전 의원은 위급한 상황을 압박술로 누그러뜨리고, 상황 자체를 굉장한 ‘유희’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의 카페에서 A씨에게 키스를 하려다 실패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사건 당일의 동선을 확인할 사진을 무려 780장이나 찾았다고 허풍을 떨면서 게임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대개의 승부수가 무리수이듯 지난 28일 갑자기 백기를 들었다.

 
공교롭게 이날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이 4년 만에 일부나마 풀렸다. 삭탈관직한 대통령을 다시 거론할 일 없었으면 좋으련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를 직면하고도 정말로 학업에는 아무런 뜻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고, 더 나아가 그 시간대에 최순실씨를 만나고 있었다는 쇼킹한 내용이었다.
 
서로 전혀 다른 사건이고, 경중은 비할 바가 아니지만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 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본다. 미투 폭로에 대한 정 전 의원의 첫 반응은 “완벽한 소설”이라는 것이었다. 첫 단추를 이렇게 꿰지 않았다면, 다소의 비난은 받았겠지만 미투의 이슬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7시간은 어떤가 “대통령은 어디에 계시든 잠자는 시간 외에는 집무 중”(김기춘)이라며 ‘관저 집무실’ 운운하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더라도 그 시간에 최씨를 만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각종 물타기 시도로 그럭저럭 더 오래갈 것만 같던 두 개의 의혹을 한날 풀어낸 것이 신용카드다. 세월호 7시간은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김밥집에서 긁은 신용카드 영수증이 단서였다.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1시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의 김밥집(최씨 집 근처) 영수증-오후 2시 4분 남산1호터널 통행료 영수증-오후 5시 45분 남산1호터널 통행료 영수증’은 최씨를 청와대로 ‘모시기 위한’ 동선을 말해주고 있었다. 의기양양하던 정 전 의원이 ‘아뿔싸’한 이유도 신용카드다. 사건 당일 오후 6시 43분 렉싱턴호텔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드러났다. 외통수였다. 국회 정보위원을 지낸 최재천 전 의원은 “신용카드 결제정보만으로도 행동, 활동, 영역을 다 파악을 할 수 있으니 정보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권력은 이미 우리가 보았듯 스스로 허물어지는데 몇 개월이면 충분한 가건물과 같다.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알량한 거짓 대응일랑 하지 말길 권한다. 예전에 뭘 했는지 정말 기억 안 날 순 있으나 일단 신용카드는 알고있다. 
 
강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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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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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