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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매수 혐의로 기소된 사르코지, 대포폰 써가며 공모

판사 매수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블룸버그]

판사 매수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블룸버그]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피의자 신세가 된 니콜라 사르코지(63) 전 프랑스 대통령이 판사 매수와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건 모두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돼 있는 사르코지는 결국 부패 스캔들로 법정에 서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르 몽드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판사를 매수해 자신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조사해온 예심재판부가 해당 사건의 기소를 승인했다.
 
 사르코지는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지난해 95세로 별세)로부터 2007년 대선 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서 판사를 매수한 혐의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 판사 질베르 아지베르 판사에게 “대선에서 당선되면 고위직을 주겠다"고 제안해 관련 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해온 프랑스 경제범죄전담검찰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자신의 친구인 변호사 티에리 헤르조그를 아지베르 판사와의 연락책으로 활용했다. 자신이 수사망에 오르자 ‘폴 비스무스'라는 가명으로 차명폰도 만들었다. 
 
경찰에서 48시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떠나는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경찰에서 48시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떠나는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공소장에서 검찰은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해 몇 달간 사르코지와 헤르조그가 차명폰을 썼는데, 노련한 범죄자들의 수법"이라고 밝혔다. 헤르조그의 차명폰에 사르코지의 번호는 ‘스핑크스'라는 이름으로 저장돼 있었다. 여성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쓴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르코지가 판사를 매수했다는 혐의는 카다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는지를 조사하던 수사기관이 감청 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검찰은 사르코지 측의 지연 전략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다 4년여 만에 그를기소했다.
 
 이와 별도로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 때 카다피(2011년 사망)로부터 최대 66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중이다. 그는 경찰에서 이틀간 구금돼 심문을 받았고, 지난 21일 수사판사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예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사르코지의 신분은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됐다. 수사판사들이 보강 수사를 거쳐 추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파리 엘리제궁에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오른쪽)를 맞이하고 있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파리 엘리제궁에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오른쪽)를 맞이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사르코지의 변호는 헤르조그가 맡고 있었다. 하지만 헤르조그 역시 사법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돼 카다피 관련 부패 스캔들 사건의 대응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전직 대통령 사르코지는 사면초가 신세다.
 
 사르코지는 예심 개시 결정에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카디피와 관련해선 설사 불법 자금이 오갔더라도 자신과는 무관하고 측근들이 받았는지는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오독사가 28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사르코지 부패 스캔들 수사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프랑스 민주주의에 좋은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랑스가 부패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보여줘 좋지 않은 일"이라는 답변은 31%에 그쳤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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