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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미술관으로… 벤치·가로등에 색동옷 입힌 대학생들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 충남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주변 이면도로.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백석대 디자인영상학부 학생 20여 명이 분주하게 상자를 날랐다. 상자 안에는 10가지 색의 천이 가득 담겼다. 학생들이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을 변화시킬 ‘마법의 천’이었다.
 
천안시 송영민 디자인정책팀장과 백석대 박지연 교수의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안전봉에 천을 감았다.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검정과 노란색의 안전봉은 차량과 보행자가 인근 소하천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규정대로 한다지만 천편일률적이어서 대학가가 몰려 있는 도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학생들이 안전봉에 천을 감을 때마다 도로는 색다른 공간으로 변해갔다. 학생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다양한 미술작품이 됐다. 벚꽃이 연상되도록 흰색과 분홍색을 조합한 학생부터 푸른색 계열의 천으로 시원함을 느끼게 한 학생까지 다양했다. 2시간가량의 작업이 끝나자 도로는 알록달록 작품이 전시된 ‘작은 미술관’으로 변했다.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작업에 참여한 김은지(21·여)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일로 생각했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 아름답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며 “도시를 변화시킬 기회가 있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림(20·여)씨는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작품이 보면 새로운 길을 걷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봄을 상징하는 벚꽃 등 다양한 색깔로 공공시설물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은 “무슨 일이냐, 너무 예쁘다” “주변이 환해져서 마음까지 시원해졌다”며 한동안 머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백석대 학생들은 27일과 28일 이틀간 문암3교 주변에서 안전봉과 다리난간에 천을 두르는 작업을 진행했다. 천을 감아 연출하는 패브릭 그래피틱(fabric Graffiti)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재능을 기부해 도시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오늘 미술관 프로젝트’다.
 
천안시는 지난 20일부터 백석대와 나사렛대 등 천안지역 4대 대학의 협조로 시내 곳곳을 야외미술관으로 만들고 있다. 대학생 기부로 소외된 지역 가로수와 가로등·벤치 등 공공시설물에 천을 감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간다.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고 있다. 신진호 기자

 
작업에는 지도교수와 대학생 등 2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일과 23일에는 나사렛대 학생들이 남산공원 계단·난간과 가로수에서 무지개색을 입히는 작업을 했다. 학생들이 도심 10곳에서 만든 작품은 4월 말까지 전시된다.
 
백석대 박지연 교수는 “학생들의 작은 노력으로 공공시설물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환경을 개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작업 전과 이후의 변화를 느끼고 자신의 노력과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작업의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는 작업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고 있다. 신진호 기자

27일 오전 백석대 영상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천안시 안서동 문암3교 도로변에 설치된 안전봉에 패브릭 천을 감는 작업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고 있다. 신진호 기자

 
천안시는 이번 전시기획을 통해 공공미술에 시민의 참여가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고등학생이나 가족 단위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송영민 디자인정책팀장은 “오늘 미술관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도시를 디자인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공공 프로젝트”라며 “시민 반응을 보고 공공미술 전시공간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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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