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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칼럼] 게임·성형수술·성매매 문제도 얘기하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구경영연구원 원장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구경영연구원 원장

한국에서 달아올랐던 미투운동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사건 차원을 넘어 평범한 한국 여성들이 겪고 있는 성희롱 및 성적 학대 대응 방법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시작할 때다. 이러한 논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최근 한국에서는 이주 여성의 성적 학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이주자들 가운데 특히 불법체류자를 대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 문제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나는 많은 한국인이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는 유교 전통에 기반한 가부장적 사고방식의 결과이며, 근대화나 서양화가 더욱 진행되면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교적 가르침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으며 전통적 사회에서는 축첩 제도와 같은 악습을 허용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들의 성적 학대를 초래하는 명백한 계급적 장벽이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 활동도 엄격히 차단됐다.
 
그렇지만 유교적 사고방식이 여성에게 미친 영향은 그리 간단하게 말할 문제가 아니다. 유교에서는 남성들의 자제를 요구했고, 남녀 관계에서 예의를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유교적 전통에는 잔혹한 면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여성을 성적 소비 대상으로 상품화하는 데는 반대했다.
 
나는 대학생 시절에 경박한 여성의 이미지를 낮게 보는 유교적 태도를 고상한 척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광고 등을 통해 포르노에 가까운 여성들의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현재 상황을 보면서 유교 학자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임마누엘 칼럼 3/30

임마누엘 칼럼 3/30

나는 몇 년 전에 초청을 받아 갔던 어느 초등학교 행사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 행사에서 진하게 화장을 하고 매우 노출이 많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이 교사들로부터 자극적인 춤을 추라는 요구를 받았다. 부모들은 이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지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소녀들이 어린 나이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끌도록 성적으로 유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도록 훈련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뒤 화장을 강요당하는 많은 여성을 지하철에서 보면서 그러한 규범의 영향이 널리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다.
 
또한 이처럼 여성을 성적 소비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을 장려하는 요인 중에는 형편없고 무신경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비디오 게임의 확산도 포함돼 있다. 제품을 판매해 돈을 벌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인간의 성을 착취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아무도 논의하지 않는 사회악인 온라인 포르노의 확산도 문제다. 포르노를 사회에서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널리 퍼지도록 방치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설물이나 음란 광고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여성을 주로 욕망의 대상으로 보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남성은 진정한 애정과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 그처럼 남성들의 생각이 왜곡되는 것도 비극적이고 잔인한 일이다.
 
다음으로는 성형 수술 문제가 있다. 성형 수술은 한국에서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심지어 외국인을 위한 관광 상품의 일부가 됐다. 서울 압구정동과 신사동의 지하철역 벽을 도배하다시피 한 성형 수술 광고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인위적인 미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의해 강제로 수술받는 여성들이 떠오른다. 한국 정부는 당장 성형 수술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
 
그리고 매춘이라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국에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많다. 나는 그 여성 중 그 누구도 초등학교 시절에 그런 직업을 꿈꾸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어려운 여성들이 꿈도 희망도 없는 곳으로 내몰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는 어떤가. 여성들은 제도화된 경제 체제의 일부로서 밤낮으로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이들이 직면한 성적 학대가 미투운동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매일 밤마다 겪는 굴욕이 소비와 착취를 위해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점 더 경제적으로 양극화되는 사회의 부산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이 드러나지 않는 여성들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모든 정치인들에게 사임을 요구한다면 국회의 많은 의석이 공석 상태가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고위층 섹스 스캔들 차원을 넘어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만드는 문화 자체에 존재하는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됐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구경영연구원 원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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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