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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원동력은 부활 … 헬조선 한탄 그 뒤엔 희망

이영훈 담임목사는 ’‘미투 운동’은 시대적 요청이다. 가부장적 권력구조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거다“고 했다. [임현동 기자]

이영훈 담임목사는 ’‘미투 운동’은 시대적 요청이다. 가부장적 권력구조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거다“고 했다. [임현동 기자]

“많은 사람이 절망을 말한다. 헬조선을 말한다. 미래가 없다고 한다. 저는 역으로 본다. 밑바닥까지 내려갔으니,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밤이 깊었으니 새벽이 온다고.”
 
부활절(4월 1일)을 맞아 27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서 이영훈(64) 담임목사를 만났다. 그는 “절망이 끝이 아니다”라며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담긴 의미를 짚었다.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을 성탄절보다 더 큰 절기로 여긴다. 왜 그런가.
“기독교는 무려 2000년 동안 역사 속에서 소멸하지 않고 이어져 왔다. 그 이유가 뭔지 아나. 십자가 신앙과 부활 때문이다. 성탄은 예수님 오심을 축하하는 일이다. 그런데 예수님 삶의 완성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였다. 그러니 시작은 ‘성탄’에 있지만, 완성은 ‘부활’에 있다.”
 
예수의 부활은 2000년 전의 일이다. 그게 2018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나.
“예수님의 부활은 ‘과거의 부활’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오늘의 부활’ ‘나의 부활’로 이어져야 한다. 그게 진정한 부활이다.”
 
‘나의 부활’이라면.
“우리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라. 어떤가. 죽음의 끝자락에는 죽음만 있다. 절망의 끝자락에도 절망만 있다. 그다음은 없다. 그럼 어찌 되겠나. 영원한 고통만 남게 된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희망’을 건넸다. 그게 ‘죽음 후의 부활’이다. 부활이 2000년 전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이 ‘나의 부활’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의 삶에도 영원한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어떡해야 ‘나의 부활’이 이루어지나.
“희생과 나눔과 섬김. 나는 이 세 가지라고 본다.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이다. 그 사랑의 실천이 바로 희생과 나눔, 섬김이다. 그럴 때 우리에게 힘이 생긴다. 어떤 힘인가. 어제의 절망도 뛰어넘고, 오늘의 절망도 뛰어넘고, 내일의 절망도 뛰어넘게 하는 힘이다. 유관순 열사도 그랬다. 3·1 만세운동 때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일제의 온갖 탄압과 고문을 이겨냈다. 그의 부활 신앙이 힘이 됐다고 본다. 유관순 열사는 기독교인이었다.”
 
이어서 이 목사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스타벅스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거기에 ‘섬김’의 코드가 있다. 스타벅스는 모든 종업원과 주식을 나누어 가졌다. 그러니까 회사의 구성원이 모두 주주다. 회사가 수익을 내면 모두 배당을 받는다. 오너만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직원 모두가 주인이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지고 아주 성실하게 일을 한다. 자신의 회사니까. 더구나 스타벅스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사람들의 의료보험 비용까지 대주었다. 그건 파격적인 처우다. 거기에는 신으로부터 받은 부(富)를 함께 나눈다는 기독교 정신이 깔려 있다.”
 
예수께서 겟세마네에서 기도할 때 제자들은 모두 잠에 떨어졌다. “나와 함께 깨어있어라”고 예수는 거듭 말했지만, 제자들은 잠을 잤다. ‘깨어있음’이란 뭔가.
“‘영적으로 깨어있어라’는 뜻이다. 우리가 영적 긴장 상태를 늦출 때가 있다. 권력의 정점에 도달했다든지, 아니면 내가 ‘성공’이라고 하는 꼭짓점에 섰다든지 할 때다. 그럴 때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잠에 빠진다. 그러니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초심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을 잃게 되고,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재판에 넘겨진다. 그 후임자도 마찬가지다. 이 모두가 영적 긴장을 늦추었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지도자는 쓴소리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그 말을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비어천가’만 읊어대는 사람의 말만 듣고 있으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다들 정점에서 그 부분을 놓친 것 같다. 예외 없이 말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도 수는 55만5000명이다. 연간 교회 예산이 약 1000억원에 달한다. 혹자는 ‘재벌 교회’라고도 한다. 그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희생과 나눔, 섬김은 무엇인가.
“우리 교회는 부자 교회가 아니다. 서민 교회다.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이 없다. ‘개미 군단’이 내는 1000원짜리 지폐가 모여서 교회 예산이 된다. 저희는 연간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50억원을 우리 사회를 위한 구제와 선교 등에 쓰고 있다. 저출산과 미혼모 지원, 청년 장학관 건립, 아시아 극빈층에 대한 지원 사업, 인도적 대북 지원 등에 사용한다. 평양에 짓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10년간 공사가 중단된 심장병원(8층 260베드)이 있다. 최근 북한에서 빨리 지어달라는 의향서가 왔다.”
 
이 목사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와 사회적 소통에 특히 관심이 많다. 이유를 물었다. “1976년 대학생 때 서울 난지도 망원동 무허가촌에 봉사활동을 갔다. 지붕은 검은 기름종이였고, 전기도 없이 호롱불을 쓰고 있었다. 몸을 반쯤 숙여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참담한 판자촌이었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 나는 충격을 받았다. 평생 그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교회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
 
청년 문제도 심각하다. 해법이 있다면.
“기업에서 청년 실업 문제를 놓고 노사가 함께 의논해야 한다. 회사만 애를 써도 안 된다. 노조가 함께 배려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해야 한다. ‘귀족 노조’라고 비판받는 기득권층도 있다. 이분들도 자기희생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앞으로 노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청년에 대한 배려는 우리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미투 운동’은 시대적 요청이다. 가부장적인 남성 위주의 사회, 그런 권력구조에서 희생됐던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거다. 부활절을 맞아 각자가 ‘깨어있어라’는 메시지를 깊이 묵상할 때”라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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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