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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고 연못 퐁당 … “골프장에 물안경 가져갈까”

지난해 우승자인 유소연(가운데)이 가족·캐디와 함께 ‘포피의 연못’에 입수하던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우승자인 유소연(가운데)이 가족·캐디와 함께 ‘포피의 연못’에 입수하던 모습. [중앙포토]

한국 선수가 올해도 호수에 빠질까.
 
29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란지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마지막날엔 해마다 특별한 우승 세리머니가 펼쳐진다. 1988년 이 대회 전신인 나비스코 다이나 쇼어에서 우승한 에이미 앨코트(미국)가 당시 18번 홀 옆에 있는 연못에 뛰어든 뒤 이 대회 챔피언은 해마다 연못에 빠지는 게 불문율이 됐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대회 총책임자를 맡았던 테리 윌콕스의 공로를 기려서 2006년부터는 그의 손주 포피의 이름을 따서 ‘포피의 연못(Poppie’s pond)’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제까지 한국 선수가 포피의 연못에 뛰어든 건 네 차례다. 2004년 박지은(39·은퇴)이 처음 입수했고, 2012년과 13년 유선영(32·JDX)과 박인비(30·KB금융그룹)에 이어 지난해엔 유소연(28·메디힐)이 뒤를 이었다. 박인비는 2013년 우승을 차지한 뒤 입수했다. 지난해 챔피언 유소연은 부모님·캐디 등과 함께 물에 빠졌다.
 
한국 선수가 2년 연속 포피 폰드에 빠질 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 선수들은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유소연은 “처음 빠졌을 땐 추웠지만 100번도 더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작년에 해봤기에 좀 더 안정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챔피언 박인비는 특별한 의미의 입수를 다짐했다. 그는 “이번에 부모님·동생과 함께 왔다. 아빠는 앞서 US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 KPMG 위민스PGA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모두 현장에서 직접 보셨다. 그런데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만 안 오셨다”며 “기회가 되면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포피 폰드에 빠지는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30·한화큐셀)은 “날씨가 따뜻했으면 좋겠다. 농담으로 친구한테 물안경을 가져와야 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내가 아는 사람 모두 다같이 연못에 들어가서 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PGA 루키 시즌에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만약 우승한다면 매니저 언니·캐디와 함께 셋이서 포피 폰드에 뛰어들 것 같다. 부모님은 한국에 계셔서 안타깝게도 같이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LPG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던 박성현(25·하나금융그룹)은 “같이 온 가족·캐디·매니저와 함께 하겠다”고 했고, 지난해 LPGA 투어 대회 준우승을 5차례 차지한 전인지(24·KB금융그룹)는 “캐디·매니저·코치·트레이너 등 4~5명과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외국 선수 중에선 현 여자 골프 세계 1위 펑샨샨(29·중국)이 주목받았다. 그는 “우승하면 포피 폰드에 뛰어들 것인가”라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물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꼭 물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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