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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코트가 반가운 정현, 세계 톱10에 오를까

마이애미오픈을 8강으로 마친 정현. 다음 주 세계 19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마이애미오픈을 8강으로 마친 정현. 다음 주 세계 19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아시안 톱 랭커’ 정현(22·한국체대)이 마침내 클레이(진흙) 코트 시즌을 시작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23위 정현은 2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ATP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797만2535달러) 8강전에서 존 이스너(32·미국·17위)에 세트스코어 0-2(1-6, 4-6)로 졌다. 4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정현은 올해 출전한 7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그 중엔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4강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4월 2일 발표) 랭킹에서 19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 선수 중 20위 이내 진입은 처음이다.
 
올해 성적만 따지면 정현은투어 선수 중 로저 페더러(37·스위스·1위),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아르헨티나·6위), 마린 칠리치(30·크로아티아·3위)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랭킹 포인트를 쌓았다. 올 시즌으로만 순위를 매기면 4위라는 뜻이다. 더욱 고무적인 건 현재보다 끌어올릴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다음 달 ATP투어는 클레이 코트 시즌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클레이 코트 시즌은 4월 9일 개막하는 US클레이코트 챔피언십부터 5월 27일시작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까지 약 두 달간이다.
 
2017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승리한 정현 [사진 대한테니스협회]

2017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승리한 정현 [사진 대한테니스협회]

 
클레이 코트는 하드나 잔디 코트보다 표면이 무르다. 바닥에 바운스 된 공의 속도가 느려진다. 빠르고 강력한 서브나 스매싱도 클레이 코트에선 위력이 줄어든다. 랠리가 길어지기 마련이다. 랠리 위주인 끈질긴 수비형 선수에게 유리하다. 힘이나 체력에서 서양 선수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동양 선수들이 클레이 코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곤 했다. 대표적인 예가 17세이던 198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46)이다.
 
서브 위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에선 상대를 압도하는 정현에게는 클레이 코트가 제격이다. 정현은 테니스를 시작한 6세부터 13세까지 주로 클레이 코트에서 훈련했다. 긴 랠리를 버텨낼 수 있는 지구력을 길렀다. 정현을 가르쳤던 김하늘 코치는 “(정)현이가 지구력이 좋다. 그래서 본인도 클레이 코트에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정현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지금과 같은 정현의 상승세가 시작된 것도 사실 지난해 클레이 코트 시즌부터다. 지난해 정현은 바르셀로나오픈에서 8강, BMW오픈에서 4강에 올랐다. 이어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32강)까지 진출했다. 정현의 클레이 코트 통산전적은 15승12패(승률 0.556)다. 게다가 계속 랭킹을 유지하면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는 대회 초반 수월한 상대를 만난다. 20위 이내 상위랭커로서 시드를 배정받아 상위권 강자를 만나지 않는다.
 
정현은 클레이 코트 시즌을 4월 23일 개막하는 바르셀로나오픈 출전으로 시작한다.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US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출전을 신청했지만, 이를 철회했다. 당초엔 “휴스턴에 가서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6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에 들어왔다가 4월 중순 유럽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정현은 “랭킹이 올라갈수록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난해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잘해서 올해도 클레이 코트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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