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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배달된 기부 상자…‘풀빵 천사’의 정체

지난 27일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소방서에서 발견된 '풀빵 천사'의 종이상자(왼쪽), 풀빵 자료사진(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강원 원주소방서, 중앙포토]

지난 27일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소방서에서 발견된 '풀빵 천사'의 종이상자(왼쪽), 풀빵 자료사진(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강원 원주소방서, 중앙포토]

“소방대원님 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항상 힘내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지난 27일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소방서에 소방관들을 응원하는 손 글씨가 빼곡히 적힌 종이상자가 배달됐다. 2015년부터 매해 새봄이 시작되는 이맘때 배달돼 벌써 네 번째 상자다.  
 
상자 안에는 동전부터 만 원권 지폐까지 모두 459만8150원이 들어있었다.  
 
'풀빵 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기부자는 2015년부터 매년 원주소방서에 성금이 가득 든 종이상자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 원주소방서]

'풀빵 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기부자는 2015년부터 매년 원주소방서에 성금이 가득 든 종이상자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 원주소방서]

첫 번째 종이상자가 배달됐던 2015년 3월 13일 당시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원주소방서 사무실을 찾아와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 안전장갑 구매에 써 달라”며 종이상자와 풀빵 한 봉지를 내놓았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여성은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는 거듭된 부탁에도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매년 기부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그가 내민 상자 안에는 259만1000원이 들어있었다.  
 
그의 말대로 2016년 2월 27일에 이어 2017년 2월 21일에도 종이상자는 원주소방서를 찾아왔다. 420만3950원과 343만710원이 각각 들어있었다.  
 
원주소방서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수소문 끝에 이 여성이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가 신원 공개를 강하게 거절해 ‘풀빵 천사’로 부를 뿐 감사패 수여 등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관계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날이 시작되는 이맘때면 종이상자가 발견된다”며 “소망공무원을 위해 써달라는 ‘풀빵 천사’의 뜻에 따라 기부금으로 의용소방대 산불 진화용 안전소방장비 배부,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특별위로금 지원 기탁, 강원소방장학회 기탁 등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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