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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교묘한 전략, 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개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을 방문했으며, 북·중정상회담과 연회 등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개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을 방문했으며, 북·중정상회담과 연회 등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 발언은 북한 측의 비핵화가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철폐, 혹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할 수 있다. 김정은의 교묘한 전략(cunning strategy)은 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다.”
 
 지난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인 세계정책연구소(WPI)의 조너선 크리스톨 연구원이 내린 진단이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미가 선의를 갖고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평화 실현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크리스톨은 미 CNN 홈페이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김정은은 지난 몇년간 트럼프의 여러 발언을 분명 주시해왔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충분한 방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해 이점을 누리려는 것’과 같은 트럼프의 옛 발언을 계기 삼아, 트럼프로부터 주한미군 철수 동의를 얻어낸 뒤 마치 트럼프 자신이 승리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북한 정권 교체까지 바라고 있는 존 볼턴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사실과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살펴보면 어쩌면 트럼프 정부는 오히려 (북·미회담이) 실패로 끝날 것을 노리고 이를 명분삼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안보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비슷한 우려를 내비쳤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분석관 출신인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비핵화 발언은) 북한 측 요구로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전쟁 공식 종전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이나 주한미군 철수, 한미군사동맹 파기, 핵우산 철수 등 기존의 체제보장 요구에 수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정은의 발언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약속을 번복할 수 있는 보험성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기간 내내 시진핑 국가주석은 극진한 환대를 보였다. 26일 환영 만찬석상의 김정은 위원장. [CC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기간 내내 시진핑 국가주석은 극진한 환대를 보였다. 26일 환영 만찬석상의 김정은 위원장. [CCTV 캡처]

 
미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을 냉정하게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발언은 핵 무기의 점진적인 감축에 대한 협상 의지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지만 과거 협상에서 질질 끌다 결국 실패했던 사례를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통신 역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은) 새 병에 담긴 옛 포도주”라고 비유했다.
 
 반면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관영 언론은 북·중 혈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연결되고, 입술과 이가 서로 의존하는 관계(순망치한)”라며 “공통의 이상적인 신념, 두터운 혁명 우의가 양국 인민 공통의 소중한 자산이 돼 어떤 시련도 견뎌내게 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이동규 인턴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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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