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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사건에 궁지 몰린 러 "오히려 영국이 의심된다"

 서방과 러시아 간에 ‘외교 신냉전’ 사태를 불러온 전직 이중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가 “오히려 영국이 의심된다”면서 역공을 개시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정부는 사건의 진짜 동기와 범인을 찾는 데 관심 없다”면서 “이런 행동은 우리로 하여금 영국 정보국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충분한 증거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이번 사건을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거대한 정치 도발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역공은 대외적으로는 '사건 배후 의혹'을 반박하면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와 협공을 받고 있는 피해국이라는 국내 여론을 조성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연합뉴스]

앞서 영국은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하고 사건 해명을 요구했다. 러시아 측이 강하게 개입을 부인하자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총 25개국이 러시아 외교관 150여명을 자국에서 추방키로 했다.
 
이에 러시아도 자국 내 영국 외교관 23명을 맞추방한 데 이어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벼르고 있다. 크렘린궁은 28일에도 "아직 러시아가 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에 연루됐다는 적합하고 합리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러시아 개입설을 거듭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9일 중에 영국에 “놀라운”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냉전 종식 이후 최대인 60명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를 결정한 미국은 영국과 이번 사태에서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전화 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지하활동 및 스파이 조직 분쇄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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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인 스크리팔은 2006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분을 넘긴 뒤 반역죄로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첫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넘어왔다.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지난 4일 영국 남부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앞 벤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영국 정부는 그들이 노출된 신경작용제가 1970~198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Novichok)이라고 밝혔다.
 
스파이 자택 문 손잡이에 독극물 
한편 스크리팔 부녀 피습사건을 수사 중인 런던 경찰은 28일 문제의 신경가스가 이들의 솔즈베리의 자택 문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끈적끈적한 물질이 문 손잡이에 발라졌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이 신경가스에 노출된 경로를 계속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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