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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노트북 협공에 낀 태블릿, 교육용과 가격으로 승부수

책을 좋아하는 직장인 최정주(31)씨. 핸드백에 두꺼운 책을 넣고 다니기 무거워서 e북을 선호한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e북을 보기에는 화면이 작아 불편하다. 그렇다고 항상 노트북을 갖고 다니려니 부피도 크고 무겁다. 
 
그래서 최씨는 태블릿을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서 e북뿐 아니라 영화 같은 영상을 보기 편하고, 노트북에서는 쓸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한때 이런 장점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대항마로 부상했던 태블릿이 요즘 시들하다. 크기나 특성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이라는 장점이 되레 약점이 됐다. 각각의 공세에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학습하고 있는 모습.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학습하고 있는 모습.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6350만 대로, 전년 대비 6.5% 하락했다. 키보드와 연결해서 쓸 수 있는 탈착식 태블릿을 제외하면 출하량 하락 폭(-7.6%)은 더 크다.  
 
태블릿을 찾는 수요가 줄어든 데는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진 영향이 크다. 초기 스마트폰 화면은 3인치 수준이었다. 3.5인치 아이폰을 고집했던 애플도 2012년부터 화면을 키우기 시작했다. 애플이 지난해 말 내놓은 아이폰 X 화면 크기는 5.8인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S9+는 6.2인치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태블릿은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태블릿 업체는 아예 화면을 더 키워서 노트북과의 경쟁에 나섰다. 애플은 노트북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를 내놨다. 지난해 내놓은 제품은 화면 크기가 12.9인치다. 노트북 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10인치 이상) 가격은 79만9000~99만9000원으로, 웬만한 노트북 값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화면 크기가 최대 12.9인치로, 소형 노트북 수준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화면 크기가 최대 12.9인치로, 소형 노트북 수준이다.

반면 노트북은 점점 가볍고, 얇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2014년 무게가 980g인 노트북 ‘LG 그램’이 나오면서 무게가 1㎏ 이하이면서 두께가 2㎝를 넘지 않은 울트라 슬림 노트북이 쏟아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노트북(소비자용) 10대 중 7대는 울트라 슬림이다. 판매량은 2013년 59만대에서 지난해 135만대로, 4배 성장했다.
 
무게 980g, 두께 1.9㎝인 울트라 슬림 노트북 'LG 그램'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31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무게 980g, 두께 1.9㎝인 울트라 슬림 노트북 'LG 그램'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31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아예 태블릿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노트북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내놓은 ‘삼성 노트북 펜’은 전자펜(S펜)이 탑재된 노트북이다. 펜촉(0.7㎜)이 가늘고 필기구 압력을 4000단계로 감지해 종이에 쓰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화면은 360도 회전할 수 있고, 화면을 뒤로 접으면 영락없는 태블릿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 랩톱’도 화면을 손이나 전자펜(서피스 펜)으로 터치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도 좋아졌다. LG 그램은 한번 충전하면 최대 31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삼성 노트북 펜'은 전자펜으로 종이에 쓰듯이 화면에 글씨나 그림을 직접 작업할 수 있다. 화면이 360도 회전한다.

'삼성 노트북 펜'은 전자펜으로 종이에 쓰듯이 화면에 글씨나 그림을 직접 작업할 수 있다. 화면이 360도 회전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협공에 눌린 태블릿은 ‘교육 특화’와 ‘가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교육용 시장을 노린 태블릿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세계 교육 시장에서 11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은 지난 26일 에어서와 함께 크롬 OS를 실행하는 교육용 태블릿인 ‘에이서 크롬북 탭 1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9.7인치 화면에 스타일러스 펜 기능, 증강현실(AR)도 이용할 수 있다. 
 
세계 태블릿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애플도 아이폰 X의 최신 기술을 도입한 교육용 아이패드를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용 태블릿인 '에이서 크롬북 탭 10'.

교육용 태블릿인 '에이서 크롬북 탭 10'.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모두 100만원 이상 고가인 점을 파고 들어 태블릿 가격은 40만원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파이어’와 ‘킨들’로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태블릿 시장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만 태블릿 1670만대를 팔아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이들 태블릿 가격은 250~360달러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갤럭시 탭 A 8.0’(8인치)을 출시했다. 출고가(와이파이 버전)는 26만4000원이다. 
 
아마존이 내놓은 저가형 태블릿인 '킨들'.

아마존이 내놓은 저가형 태블릿인 '킨들'.

IDC의 로렌 구엔버 연구원은 "2020년까지 태블릿 출하량은 연평균 1.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노트북의 장점을 담은 키보드 분리형인 '티태처블 태블릿' 시장은 서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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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