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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야 원내대표 개헌 썰전

“지금도 개헌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누가 쳐다보겠나. 뒤로 미루면 개헌은 영영 물 건너간다."(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그럼 '국회 해산'을 내걸자. 여야 합의안 국민투표 부결 시 국회 해산 조건을 제시하면 국민적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대담했다. 변선구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대담했다. 변선구 기자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국회 개헌안 표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에 중앙일보는 여야 협상의 키맨인 우원식·김성태 원내대표의 개헌 긴급 대담을 마련했다. 2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개헌의 주요 쟁점마다 충돌했다. 대담은 중앙일보 정치부 최민우·김형구 차장이 진행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 숙소에서 개헌안의 국화 송부와 공고 재가를 위한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 숙소에서 개헌안의 국화 송부와 공고 재가를 위한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개헌안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했다고 보나.
 
우원식 "이번 개헌의 핵심은 권력 분산이다. 우리는 네 가지 측면으로 분권을 지향한다. 첫째 정치권에 집중된 권력을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누자는 거다. 기본권 향상,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가 그 방법이다. 둘째 중앙으로 쏠린 권력을 지방으로 나누는 지방분권이다. 지방재정권, 지방조직권 확립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명확한 삼권분립이다. 헌법기관 독립성 강화, 국회 정부 감시기능 강화 등이 그 내용이다. 넷째 비례성 강화다. 선거제에서 비례성을 높이면 다당제 구조가 돼 국회 권력도 한쪽에 몰리지 않는다. 자연히 소수 정당과 연정·협치의 제도적 틀을 만들게 된다."
 
김성태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제왕적 대통령제 탈피의 핵심은 ‘분권대통령-책임총리제’다.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막강하니 일부 권한을 총리에게 넘겨야 한다는 거다. 현행대로라면 총리는 대통령 눈치만 볼 수밖에 없다. 총리가 국민을 보는 게 아니라 임명권자인 대통령만 쳐다보기 때문이다. 자연히 책임총리가 되려면 선출 권한을 민의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 넘겨야 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논의가 자연스레 이번 개헌의 최대 쟁점인 '국회의 총리 선출 혹은 추천'으로 넘어왔다.
 
우원식 "국회가 총리를 정하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껍데기만 남고 국회가 뽑은 총리가 실세가 되는 꼴이다. 이건 내각제 하자는 거다. 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엔 문재인 대통령-홍준표 총리가 된다. 이렇게 하자는 건가. 행정부가 엉망진창이 될 게 뻔하다."
 
김성태 "그럼 계속해서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해 '의전총리, 대독총리' 하자는 건가. 총리 임명권도 내주지 않으면서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협치를 위해선 정파가 다른 대통령-총리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라면 홍준표 대통령-추미애 총리라도 괜찮다고 본다. 승자 독식 구조를 깰 수 있다면 적과의 동침은 불가피하다." 
 
여당은 '국회 총리 추천'을 받아들일 수 없나.
 
우원식 "국회 총리 추천만이 대통령 권한 분산이라는 논리야말로 난센스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전혀 다른 리더십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누가 부담하겠는가. 그래서 보완책으로 내놓은 게 대통령 결선투표제다.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을 못 얻으면 자연히 다른 정당과 연정을 꾀하게 된다. 대통령-총리 자리도 각각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권력 집중을 해소하면서도 비슷한 정치적 지향성으로 정부의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야당이 다 양보한다 해도 여당은 국회 총리 추천은 수용 불가인가.
우원식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한국당은 왜 '총리 국회 선출'을 주장하는가.
 
김성태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폐단은 사회 곳곳에 스며 있는 가부장제 문화다. 의식은 이미 수평적으로 바뀌었는데 행태는 여전히 권위적 모습의 불균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미투 운동 역시 가부장제 폐해가 가장 격렬한 방식으로 드러난 거 아닌가. 그렇다면 국가 가부장제의 모습을 띤 제왕적 대통령제에 과감히 칼을 대야 한다. 국회 총리 추천권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마저 봉쇄한다면, 그런 개헌 안 하는 게 낫다."  
 
26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국회에 제출한 정부 개헌안(대한민국헌법 개정안) 표지 모습. [연합뉴스]

26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국회에 제출한 정부 개헌안(대한민국헌법 개정안) 표지 모습. [연합뉴스]

개헌 시기도 평행선인데.
 
우원식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개헌 동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제 와서 말을 바꾸면 국민과 한 약속은 어떻게 되는가. 지금도 대통령 개헌안이 나오면서 논의를 강제하니 야당도 테이블에 나선 거 아닌가. 지금 놓치고 다음에 개헌한다? 불가능하리라 본다."
 
김성태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도 개헌은 시기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린 6월 국회 합의, 10월 국민투표를 주장해 왔다. 그게 정 못 미덥다면 국회 해산을 전제로 국회 개헌안 발의를 제안한다. 즉 투표율 저조 등으로 국회 개헌안이 부결된다면 현행 국회를 해산하자는 거다. 그만큼 한국당은 개헌에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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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공히 자체 개헌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원식 "원래 정부·여당은 집권 세력으로서 같이 움직인다. 민주당은 오랜 기간 개헌을 논의해 왔고 의원총회를 통해 하나의 당론을 정했다. 그걸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대통령이 우리 개헌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해 이번에 발의안이 나온 거다. 그걸 무시한 채 민주당 개헌안을 따로 내놓으라니, 코미디 같은 소리다."
 
김성태 "이번 대통령 개헌안의 심각성을 우 원내대표가 자인한 셈이다. 결국 전 국민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정파의 이념만을 대변했다는 뜻 아닌가. 당연히 대통령 개헌안은 이번 개헌 협상에서 논외다. 민주당이 청와대 심부름센터가 아니라면, 별도의 안을 갖고 오라."
 
2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개헌 대담을 가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개헌 대담을 가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권력기관 개혁 방향은.
 
김성태 "정부 개헌안에 나온 감사원 독립화는 부차적 문제다. 핵심은 4대 권력기관, 즉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기관장의 임명권을 대통령이 내려놓는 거다. 그래야 정권 교체기마다 휘몰아치는 정치 보복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나. 그거 없는 권력기관 개혁이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우원식 "이미 현 정부는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로 이양, 공수처 신설 등이다. 권력기관 간 견제·균형을 통해 감시 기능을 높이고 있다. 임명권 제한? 왜 유독 권력기관에 대해서만 대통령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가."
  
최민우·김형구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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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