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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산다화(山茶花) 나무 사이로

산다화(山茶花) 나무 사이로 
-함명춘(1966~ )  
 
시아침 3/29

시아침 3/29

산다화 나무 사이로
오늘도 바람이 불고 있다
불지 않기 위하여
꽃잎을 잡고
꽃잎이 떨어지면
이파리를 잡고
이파리가 떨어지면
가지를 잡으며
뿌리를 향해 가고 있다  
 
 
바람은 사랑이 어렵다. 그가 불어가면, 꽃잎과 이파리는 그만 떨어지고 만다. 바람의 사랑은, 사랑을 훼손한다. 나의 사랑이 누군가를 다치는 일이 있음을 우리도 안다. 불지 않으면서, 사랑에게로 불어갈 방법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마음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지 않기 위하여’이다. 그만큼 조심히 다가가서, 꽃잎들과 이파리들과 춤추던 행복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조심스러워 바람이 아닌 것 같은 마음이 사랑의 ‘뿌리=끝’까지 내려간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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