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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호텔 갔었다”며 주장 번복 … 야당 “무고죄 수사해야”

정봉주. [뉴시스]

정봉주. [뉴시스]

7년 전의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몰아갔던 정봉주(58·사진) 전 의원이 28일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의혹 당일 사건이 발생했던 호텔에 그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발견됐다면서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해명이 잘못됐다고 시인함과 동시에 진실 공방을 이어온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대한 고소도 취소했다. 2011년 기자 지망생인 A씨를 호텔 카페로 불러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꼭 3주 만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정오 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제 자신스스로의 문제를 미처 보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생각도, 원망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이어 “저로 인해 마음 상하신 분들, 믿음을 갖고 지켜보았지만 실망하신 분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A씨와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여왔다. 지난 7일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BBK 폭로로 수감을 앞둔 2011년 12월쯤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을 방문해 당시 대학생이었던 현직 기자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그 호텔에 간 사실이 없다”고 적극 부인했다.
 
지난 13일에는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조사 때는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을 증명할 780장의 사진을 제출했고 그의 주장은 지난 22일 SBS의 시사프로그램인 ‘김어준의블랙하우스’에 그대로 보도됐다. 렉싱턴 호텔에 간 일이 없고 성추행 발생 시점으로 제시된 오후 5시까지는 다른 곳에 있었다는 취지였다. 정 전 의원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할 태세였다.
 
그러나 A씨가 27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제시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A씨는 사건 당일 렉싱턴호텔 1층 카페·레스토랑에서 스스로 찍은 사진 자료를 위치기반 모바일 서비스에서 찾아내 증거로 제시했다. 사건 발생 시각을 오후 5시 이전으로 특정하고 그 시간대 행적만 공개했던 정 전 의원의 결백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28일 오전 사건 당일과 장소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자신의 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찾아냈다고 공개한 뒤 그동안의 거짓 해명에 대해 사과하고 기자들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
 
그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하지만 직접 나서서 결제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고 기억이 없는 것도 저 자신의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의 고소 취하와 별개로 경찰 수사나 법적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 측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프레시안 측도 정 전 의원을 지난 16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A씨를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른 시일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장진영 미투 법률지원단장은 “정 전 의원의 프레시안 고소 취소는 무고죄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며 “무고죄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최규진·정진호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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