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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야, 네가 돌아야 내가 산다

류현진이 28일 LA 에인절스전을 끝으로 시범경기를 일정을 끝냈다. 3승1패.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모두 떨쳐버린 그는 강력해진 커브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여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이 28일 LA 에인절스전을 끝으로 시범경기를 일정을 끝냈다. 3승1패.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모두 떨쳐버린 그는 강력해진 커브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여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서 보내는 6번째 시즌, 류현진(31·LA 다저스)의 성공 열쇠는 ‘커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 4와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내주고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팀이 4-3으로 앞선 5회 초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조시 스보츠가 무실점으로 막아 실점없이 5회를 끝냈다.
 
5회 말 다저스 공격 때 다저스타디움 3루 더그아웃 부근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그라운드에 물이 새어 나왔다. 경기가 그대로 끝났고,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네 차례 선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빗맞은 타구가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생산적인 투구를 했다. 류현진도 ‘느낌이 좋았다’ 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시속 92.4마일(약 148.7㎞)을 찍었다. 아직 시범경기인 탓인지 직구 구속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시속 145㎞대의 직구를 던지다 안타 5개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직구 외에도 컷패스트볼·커브·체인지업·투심패스트볼 등을 골고루 던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실험 중인 커브는 18개, 투심은 3개 구사했다.
 
류현진의 커브

류현진의 커브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회전이 많이 되는’ 커브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평균 시속 116㎞의 슬로커브를 던졌고, 구사율은 15.8%였다. 커브는 포심패스트볼(36.8%)-체인지업(25.3%)-컷패스트볼(18%)에 이은 ‘제 4의 무기’였다. 커브 피안타율은 0.158, 피장타율은 0.316로 꽤 효과적이었다. 류현진은 “커브를 던질 때 회전수를 늘리면 타자가 힘들어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커브 회전수를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지난해 커브 평균 회전수는 분당 2422회였다. 지난해 50개 이상 커브를 던진 투수 243명 중 회전수만 따지면 143번째였다. MLB.com에 따르면 류현진이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에서 구사한 커브 7개의 평균 회전수는 분당 2551회였다. 최고 2701회까지 나왔다. 류현진이 의도한대로 회전수가 증가했다.
 
회전이 많이 걸린 커브는 빠른 공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다 떨어진다. 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범경기에선 커브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정규 시즌에서 제대로만 구사할 수 있다면 체인지업과 함께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해, 5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때도 ‘고회전 커브’를 던져 재미를 봤다. 특히 에인절스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를 상대로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았다. 트라웃은 이 타석 전까지 시범경기 44타석 연속 삼진이 없었다. 그를 잡아낸 게 바로 ‘고회전 커브’ 였다.
 
류현진은 시범경기를 치를수록 커브 구사 빈도를 높였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던 콜로라도전에서는 전체 공 가운데 12.5%(7개)를 커브로 던졌지만, 이날 경기에선 21%를 기록했다. 자신감이 생겼다는 증거다. 기존 슬로커브에 고회전 커브가 추가되면서 구종도 더욱 다양해졌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 최고 시속 124㎞짜리 커브를 던지다, 후반부에는 시속 110㎞대의 슬로커브를 섞어 구사했다.
 
왼손 타자 공략을 위해 추가한 투심 적응도 순조롭다. 왼손 투수가 왼손 타자에 강하다는 게 야구계 정설이지만, 류현진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류현진의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21로,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0.238)에 비해 오히려 높았다. 땅볼을 유도하는 구종인 투심을 던지면 투구 수를 줄일 수도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선발투수의 투구 수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스타일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2014년에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다 부상을 악화시켰다. 지난해엔 팔에 무리가 덜 가는 커터를 던져 재미를 봤다. 투심을 장착한다면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5.8㎞. 어깨 부상 전인 2014년(시속 147.3㎞)에 비해 스피드가 줄어들었다.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해 이를 상쇄하겠다는 게 류현진의 복안이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새 구종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부상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지난 1월 결혼한 류현진은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로버츠 감독은 클레이턴 커쇼-알렉스 우드-리치 힐-마에다 겐타에 이어 류현진을 올 시즌 다저스 5선발로 확정했다. MLB.com은 다저스 선발진을 30개 구단 가운데 8위에 올려놨다. 다저스는 30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개막 4연전을 치른다. 5선발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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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