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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괘념’치 말라니 …

문희철 산업부 기자

문희철 산업부 기자

저서 ‘군주론’엔 프랑스 루이12세의 성품이 인색한 덕분(?)에 국가 재정을 낭비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세금을 덜 징수했다고 기록한다. 정반대로 성품이 후한 군주는 국고를 낭비해 국민을 피폐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청년일자리 대책’을 보며 ‘성품이 후한 군주’가 떠올랐다. 중소기업이 정규직 1명을 채용하면 1년에 약 1000만원씩을 최대 3년간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일자리 대책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문한 ‘특단의 대책’의 결과물이다.
 
정부는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4조원 안팎이라고 공개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이 돈을 투입해서 청년 실업이 사라진다면 큰 돈도 아니다.
 
문제는 4조원의 ‘효과’다. 이 제도 덕분에 누군가 열악한 중소기업에 취업했다고 가정하자. 3년이 지난 이후 그의 연봉은 다시 1000만원이 줄어들 것이다. 그때 또 정부가 조 단위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있을까? 그렇다고 대·중소 임금 격차가 3년 후 해소할까? 결국 세 살 더 먹은 ‘문재인 키즈’는 이직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열악한 저임금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1000만원씩 나눠주자는 재정 만능주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소득세 면제 ▶저리 대출 ▶교통비 지급 등 다른 정책도 마찬가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청년고용대책 보고서는 청년들이 취업을 미루는 이유로 “첫 직장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s)’가 아니면, 향후 10년 이상 임금·고용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당이나 보조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내세운다. 보고서는 “공공부문 직접 일자리 사업은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꼬집는다.
 
상황이 이런데 장관급인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한 달 넘게 공석이다. 지난달 13일 이용섭 전임 부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이 직속상관인 일자리위원회 위원장(문 대통령)에게 광주시장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자 대통령은 “괘념(마음에 두고 걱정하거나 잊지 않음)치 말고 뜻을 이루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일자리 정책 최고 수장들이 ‘괘념치 말라’는 덕담을 주고받는 동안,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은 ‘괘념’하고 있다.
 
문희철 산업부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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