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김정은·시진핑 회담 … 북핵 해결의 계기로 승화돼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깜짝 중국 방문에 나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이다. 김정은·시진핑 회담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지난 7년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북·중이 마침내 불화를 뒤로하고 관계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이다. 북한에선 김정은, 중국에선 시진핑 정권이 출범한 이래 양국은 정상 간의 상호 방문이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7년 갈등 풀고 파격적 악수 나눈 북·중 정상
비핵화 의지 확인하고 제재 완화 뒷문은 닫아야
우리는 중국이 소외감 느끼지 않게 배려 필요

시진핑 주석이 2012년 가을 당 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사일 실험 중지를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으며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듬해인 2013년 2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 기간에 김 위원장은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해 한 달 후 국가주석에 취임할 시진핑에게 커다란 수모를 안겼다. 이후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지난해 가을엔 미국과 함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논의하는 등 북한을 압박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북한의 사정을 듣는 처지였다. 따라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상당히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한 게 북한을 자극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4월의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란 역사적 두 이벤트를 앞에 둔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을 찾지 않았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건 실리 추구에 밝은 북·중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크다. 북한이 올해 들어 대대적인 유화 공세로 나오고 있는 배경엔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제재와 미국의 ‘코피(bloody-nose) 전략’ 같은 군사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북한으로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줬던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북한이 중국을 제재 대열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를 꾀하는 강수를 뒀고, 이게 먹히고 있는 것이다. 국제제재에 동참했지만 미국의 선의(善意)는 얻지 못한 채 북한의 적의(敵意)만 사는 게 아니냐고 중국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중국 역시 ‘북한 다시 끌어안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동안 국제제재에 기계적으로 동참한 결과 중국 기업들만 손해 보고 북한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국내적으로 들끓었다. 여기에 이른바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에 대한 우려가 가세했다. 한국과 미국, 북한 등 3자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면서 중국은 커다란 당혹감을 느끼게 됐다. 과거 한국과 북한 모두를 상대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라는 중국의 자부심은 빛바랜 추억이라는 자조 섞인 넋두리까지 나왔다. 특히 중국으로선 미국의 대중 무역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을 상대로 결기를 보여 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 됐다. 이는 중국 관영 매체들이 “한반도 문제는 중국의 지혜와 노력 없이 해결할 수 없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배경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북·중 관계 개선이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청와대가 “북·중 관계 개선은 긍정적 신호”라는 환영의 입장을 표명한 것처럼 우리 또한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북핵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재 상황을 단단히 챙겨야 한다. 북·중 관계 개선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작용해야지 행여 대북제재의 ‘뒷문’ 열어 주기로 변질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의 특사인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을 찾았을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 실패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중국이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실현됐다는 건 바로 북한이 가장 바라는 제재 완화 부분에서 중국이 어느 정도 북한 입장을 고려하는 조치를 약속하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을 낳게 한다.
 
우리 정부로선 다시 가까워지는 북·중 관계의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북한에 대해선 비핵화의 진정한 의지를 거듭 확인해야 한다. 중국과의 통로를 뚫어 금수 물자를 반입하거나 핵무장까지 시간을 벌려는 꼼수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또한 중국에 대해선 한반도 사태 전개에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섣부른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이나 ‘종전 선언’ 같은 언급은 차이나 패싱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만 부추길 뿐이다. 도와줄 수는 없어도 훼방 놓기는 쉽다는 말도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선 미·중뿐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 관련 모든 당사국을 대상으로 정성을 들이고 또 들여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