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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이 된 주연’ 김주성, 마지막 덩크슛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최고 자리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내려오기도 쉽지 않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김주성(39·원주 DB)의 마지막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DB-KGC, 오늘 4강 PO 1차전
마흔 살 앞둔 프로농구 DB의 노장
‘꼴찌’ 예상 팀으로 정규시즌 우승
올 시즌으로 16년 선수인생 마감
“통합우승으로 대미 장식하고 싶어”

 
DB를 6년 만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주성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마저 품에 안고 16년간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하려 한다. DB는 28일 원주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치른다. 최근 원주의 숙소에서 만난 김주성은 “우승 반지를 끼고 은퇴하는 것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DB는 2017~18시즌 ‘돌풍의 팀’이다. ‘꼴찌 후보’라는 시즌 전 평가가 무색했다. 이번 시즌 부임한 이상범(49) DB 감독은 코트보다 벤치가 더 익숙한 후보 선수들을 이끌고, ‘언더독 반란’을 완성했다. 선수들은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두려움 없이 코트를 누볐다.
 
더구나 DB가 시즌 중반 1위를 달릴 때도 ‘반짝 돌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DB의 기세는 사그라질 줄 몰랐다. 김주성은 “우리를 얕잡아본 상대 선수들에게서 오히려 방심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후배들에게 ‘지더라도 껄끄러운 팀이 되자’고 당부했는데, 잘 따라줘 우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주성은 16년간 DB 골밑을 지켰다. 그는 프로농구 최초로 블록슛 1000개를 돌파했고, 통산 득점과 리바운드도 2위다. ‘식스맨’을 자처한 올 시즌에도 후배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뉴스1]

김주성은 16년간 DB 골밑을 지켰다. 그는 프로농구 최초로 블록슛 1000개를 돌파했고, 통산 득점과 리바운드도 2위다. ‘식스맨’을 자처한 올 시즌에도 후배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뉴스1]

 
김주성은 프로 데뷔 때부터 항상 최고였다. 2m5㎝의 장신 포워드.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력까지 갖춘 그였기에, 상대는 쉽게 막지 못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첫해인 2002~03시즌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신인상을 받았다. DB(전신인 삼보와 동부 포함)에서만 16시즌을 뛰면서, 정규리그에서 5회, 챔피언결정전에서 3회 우승했다. 블록슛 1위(1037개), 최다 출장 2위(742경기), 최다 득점 2위(1만288득점), 최다 리바운드 2위(4425개) 등 기록도 화려하다.
 
신인 시절부터 늘 ‘주연’만 맡았던 김주성은, 은퇴를 결심한 이번 시즌 기꺼이 ‘조연’을 자청했다. 평균 출전시간은 지난 시즌 22분에서 이번 시즌 13분으로, 10분 가까이 줄었다. 주로 4쿼터에 코트에 등장한 그는 결정적 한 방을 노리는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동료들은 “뒤에 (김)주성이 형이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성이 뒤에 버틴 DB는 정규리그 37승 중 35%인 13승을 4쿼터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이번 시즌 5.26득점에 2.07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주성은 지난 15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처음으로 식스맨상을 받았다.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김주성은 시즌 개막 전부터 이상범 감독 요청으로 매일 2~3시간 김태홍(30), 서민수(25) 등 후배들의 대한 ‘빅맨 훈련’을 맡았다. 김주성은 “리빌딩 과정에서 노장 선수들은 배제될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 나를 믿고 활용하셨다”며 고마워했다. 팀 훈련을 마친 뒤에도 직접 스텝 밟아가며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출전시간 5분도 안 되던 ‘만년 후보’ 김태홍과 서민수는 20분을 책임지는 주전으로 거듭났다. 김주성은 “후배들과 함께한 야간훈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김)태홍이가 그동안 연습했던 드라이브인을 성공하거나 (서)민수가 훅슛을 넣으면 ‘이젠 편한 마음으로 은퇴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지난 12일 서울 SK전에서 이를 악물고 14분 31초나 뛰었다. 김주성은 “너무나 이기고 싶어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경기 중 (루즈볼을 따내려고) 나도 모르게 몸을 날리게 되더라”고 전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DB는 6라운드에 5패나 당했다. 김주성은 “그동안 절실함으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는데, (6라운드에는) 몸을 사리는 게 보이더라”며 “후배들에게 ‘그런 생각조차 우리에겐 사치다.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고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
 
김주성에게도 마지막 시즌은 늘 위태로웠다. 그는 “무릎이 안 좋았다. 5라운드를 넘어가면서 스텝이 잘 안 밟아지더라. 팀에 폐를 끼칠 것 같아 감독님께 출전 시간을 줄여달라고 말씀드리려고 했다”며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아는데, 딱 올해까지 뛰는 게 맞다”고 단언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 김덕환(68)씨는 김주성의 마지막 시즌에도 매번 경기장을 찾았다. 김주성은 “부모님께선 내가 한 시즌 더 하길 바라셨다”며 “내 경기를 지켜보는 게 유일한 낙인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더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2017-18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 김주성이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은퇴 투어를 돌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정규시즌 우승 수확까지 얻어 기쁨이 두배가 된 김주성이 12일 원주DB프로미농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3.12/

 
김주성에게 우승 공약을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원주는 내게 특별한 곳이다. 신인 때 만난 여중생 팬이 이제 결혼해 남편과 아이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는다”며 “리바운드 숫자에 따라 연탄 기부를 하고 있는데, 만약 우승한다면 팬과 함께 연탄 몇만장을 모아서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김주성은 유년 시절 가족과 단칸방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매달 받는 국가대표 연금(30만원)도 장애인단체에 기부하는 등 남을 돕는 데 앞장선다. 마지막 우승 공약마저도 김주성다웠다. 
 
원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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